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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뚝심'· HBM 힘입어 SK하이닉스 3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 거머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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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입력 : 2024.10.25 05:00 ㅣ 수정 : 2024.10.25 10:53

SK하이닉스, HBM 덕분에 영업이익·매출 사상 최대 '기염'
3분기 영업이익·순이익, 2018년 슈퍼사이클 실적 6년만에 갈아치워
최태원 회장, AI 사업 중요성 강조하며 2028년까지 103조원 투자 계획
HBM 매출, 2분기 대비 70% 이상·지난해 3분기 대비 330% 이상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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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사장) [사진 = SK하이닉스/뉴스투데이 편집]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SK하이닉스(대표 곽노정·사진)의 날이었다. 

 

SK하이닉스가 HBM(고(高)대역폭 메모리) 호황에 힘입어 올해 3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메모리 반도체 강자 삼성전자가 3분기 반도체 실적 부진으로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보인 가운데 SK하이닉스는 HBM 등 고부가 반도체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 시대를 활짝 연 셈이다.

 

올해 상반기에 가파른 실적 회복세를 보여 눈길을 끈 SK하이닉스가 하반기에도 이 같은 저력을 이어가면  글로벌 1위를 차지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가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글로벌 인공지능(AI) 리더십과 뚝심 있는 투자가 뒷받침됐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6월 경영전략회의에서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가치사슬)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며 AI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룹 차원의 AI 성장 전략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2026년까지 80조원의 투자 재원을 확보해 AI와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82조원을 투자하는 등 총 103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처럼 최 회장이 AI 반도체를 직접 챙기는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경쟁력은 갈수록 강화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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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SK하이닉스 실적 발표 자료 참고 [그래프 = 뉴스투데이]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올해 3분기 실적은 매출 17조5731억원과 영업이익 7조3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 16조4233억원과 영업이익 5조4685억원을 낸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은 1조5000억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순이익은 5조7534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인 2018년 3분기 실적(영업이익 6조4724억원, 순이익 4조6922억원)을 6년 만에 갈아치운 셈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AI(인공지능) 메모리 수요가 데이터센터 고객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갔고 이에 맞춰 회사는 HBM,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늘려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며  “수익성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 D램 및 낸드 모두 평균판매단가(ASP)가 전 분기 대비 10%대 중반 올라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적 역시 HBM 활약이 컸다. HBM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70% 이상 상승했고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하는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3분기 매출 가운데 D램 비중은 69%이며 이 가운데 HBM 비중은 약 30%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HBM 매출은 약 3조6376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4세대 HBM 'HBM3E'이 애초 예상보다 고객 수요가 빠르게 늘어 판매 비중이 이전 세대 HBM3를 뛰어넘은 상태다. 이를 토대로 내년 시장 수요는 HBM3E 8단 제품에서 12단으로 빠르게 전환해 하반기에는 대부분 물량이 12단 제품일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HBM3E 12단 제품 양산을 시작해 예정대로 4분기에 본격적인 공급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따라 8단에 이어 12단도 SK하이닉스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SK하이닉스는 12단을 공급해 올해 3분기 전체 D램 매출의 30%에 그친 HBM 비중이 4분기에는 4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점친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의 HBM 주요 공급처인 미국 엔비디아의 최신 GPU(그래픽처리장치) 플랫폼 '블랙웰' 양산 지연 가능성과 업체들의 HBM 공급 증가로 내년에 HBM이 공급과잉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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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3E 12단 제품 [사진 = SK하이닉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근거가 없다'며 손사래를 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HBM은 일반 D램과 달리 거래가 장기계약 구조이기 때문에 이미 2025년 고객별 물량 및 가격 협의가 완료된 상태"라며 "오히려 AI 수요 증가와 고객의 AI 투자 확대 의지가 강해 HBM 수요가 예상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업계 상황이 고객이 요구하는 품질의 제품을 적기에 충분히 공급하기가 쉽지 않고 내년에도 공급보다는 수요가 강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고객사가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것 처럼 내년에도 수요가 공급을 앞서 기존 계약 외 추가 수요가 발생하면 현재 HBM 시장을 이끌고 있는 SK하이닉스의 대응 여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당초 계획보다 늘어난 수요를 모두 대응하기에는 생산 여력에 한계가 있는 점은 사실”이라며 “수요가 둔화된 제품 생산은 가능한 빠르게 줄이고 고객 수요가 급증하는 HBM3E 등에 생산을 집중해 고객 추가 수요에 최대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3분기 실적 공개 이후 국내 반도체 양대 주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엇갈리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사업부별 실적을 아직 자세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공개한 잠정실적을 토대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사업부 영업이익은 4조원대로 추정된다. 확정치가 4조원대에 머문다면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영업이익이 3조원 이상 많은 셈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AI 거품론, 공급과잉설(說) 등으로 HBM 수요 둔화 우려가 있지만 SK하이닉스 실적은 HBM 시장이 건재함을 보여준다"며 "이에 따라 HBM 시장은 내년에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년 HBM 수요가 애초 예상보다 더 늘어날 경우 SK하이닉스가 거머쥐고 있는 HBM 시장 주도권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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