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정 기자 입력 : 2024.10.04 08:50 ㅣ 수정 : 2024.10.04 08:56
증인 채택 사유, ‘고질적인 금융사고·지배구조 이슈’ 임기만료 앞둔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 연임 여부도 주목
[뉴스투데이=김세정 기자]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이 22대 국회 첫 정무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서게 됐다. 농협은행은 올해만 금융사고가 4건 넘게 드러나, 업계에서 이 은행장의 국감 출석은 예견된 일이었다. 올해 말 나란히 임기가 만료되는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이석용 농협은행장의 거취도 관심사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30일 전체회의에서 2024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명단 안건을 의결했다. 오는 10일 금융위원회를 대상으로 하는 국정감사에 이석용 NH농협은행장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등이 증인 명단에 올랐다.
고질적인 금융사고와 지배구조 이슈가 증인 채택 사유다.
국회 정무위원들은 농협은행에서 100억원대 횡령 등이 잇따라 발생한 금융사고 관련, 이 행장에게 내부통제 책임이 있다고 보고 이를 집중 질타할 예정이다.
올해 공시된 농협은행 내 금융사고는 4건이다. 지난 8월 서울의 한 영업점에서 횡령으로 의심되는 117억원 규모의 부당여신거래 행위가 발생했다.
앞서 올해 2월에는 허위 매매 계약서를 활용한 109억원 규모의 부당대출 사고가 있었고, 3월엔 부동산 담보 대출 관련 배임, 5월엔 공문서 위조 업무상 배임 및 분양자 대출사고 등이 연속으로 터졌다.
이석용 농협은행장은 지난 6월 내부통제 방안을 구체적으로 수립하는 등 근절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했지만 금융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국회와 금융당국은 이 같은 내부통제 실패의 원인이 농협의 특수한 지배구조에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농협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농협중앙회 입김이 작용한 금융 비전문가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2012년 농협중앙회로부터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돼 탄생했다. 하지만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의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어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농협중앙회장에 막강한 권력이 있는 상황인 만큼 농협은행의 독립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30일 금융지주 회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금융의 본질은 신뢰”라며 내부통제 관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내부통제 부실 문제는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이석용 농협은행장의 연임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달 26일부터 차기 회장과 농협은행장 선임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연임과 교체를 가르는 변수는 실적보다 내부통제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은행 대부분이 올해 상반기에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며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각종 금융사고에 어떻게 대응해왔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무위 여야 간사는 이번 종합감사 증인으로 양종희 KB금융회장을 채택할지 추가 논의한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B금융이 인도네시아에 투자하고 자본 잠식, 영업 손실 등 수조원대의 손실이 났고 국부가 유출된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며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투자 결정의 권한을 가진 사람이 아닌 만큼 양종희 회장을 증인으로 변경해 의결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