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한화투자증권은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지수’에 주요 금융지주가 빠진 데 대해 본래의 취지와 상이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다만 은행주가 적극적인 주주환원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지수 편입 여부보다 주주가치 제고에 초점을 맞추는 게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보고서에서 “밸류업 지수는 시장 전반을 반영하도록 산업군별 구성종목 수를 비교적 고르게 할당했다”며 “이를 위해 밸류에이션(valuation) 허들에서 산업군 내 상대평가가 시행되며 저평가 업종과 고평가 업종의 차이는 무실해졌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거래소가 제시한 지수 편입 요건에서 대부분의 은행주는 시가총액, 수익성, 연속 환원의 요건을 모두 만족했다”면서 “다만 산업 내 주가순자산비율(PBR) 상위 50%의 비교군이 ‘금융업(대분류)’으로 설정되면서 최근 2년 평균 PBR이 0.2~0.4배대에 불과한 대형 은행은 기준상 모두 탈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밸류업 공시를 이미 이행한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특례편입 대상으로 지수에 포함됐으나 KB금융은 지난해 가장 큰 규모 및 높은 비율의 주주환원을 시행하고 밸류업 공시를 전 기업 최초로 예고했음에도 제외됐다”며 “하나금융지주도 30%대의 환원율과 6% 내외의 배당수익률에도 불구하고 10월 밸류업 공시를 앞둔 채 제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거래소가 밝힌 ‘기업 밸류업’의 기본 방향은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기업이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도록 지원하는 데 있다”며 “그러나 주주가치 제고를 실현할 의지와 능력, 계획을 모두 갖추고 적극적인 주주 소통을 이행해 온 은행주가 요건상 배제되는 것은 밸류업 지수를 신설한 취지와는 상이하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본래의 취지가 약화된 상황에서 지수 편입 여부보다는 근본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행위 여부를 투자자들이 직접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지수 편입에 따른 수급 영향을 기대할 수 없는 점은 아쉬우나 본질이 변하지 않아 은행업종 내 최선호주 하나금융지주, 차선호주 KB금융의 추천을 유지한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