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급등에도 비트코인 디커플링, 9월엔 달라질까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뉴욕증시가 9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에 연일 급등하고 있는 것과 달리,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지지부진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뉴욕증시 훈풍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이 올해 최고가 대비 20% 가량 하락한 가격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면서 뉴욕증시와 비트코인 간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을 중계하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6만4200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24시간 전에 비해 0.22% 올랐지만,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 3월 13일의 7만3000달러에 비하면 12% 하락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 기준으로는 26일 현재 859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올해 최고가였던 1억500만원 대비 약 18% 떨어진 것이다.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 등이 7월 미국 고용보고서 발표이후 큰 폭으로 하락했다가 다시 연중최고가에 근접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가상화폐는 지난 3월의 급등장에서 기록했던 가격에 여전히 크게 못 미치고 있다.
특히 7월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을 당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뉴욕증시 하락폭을 뛰어넘는 급락세를 나타내 가상화폐 투자자들을 공포에 몰아넣은 바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5일 하루 동안 7.11% 하락했고, 전날엔 한 때 12% 가까이 떨어지며 5만달러선이 잠시 붕괴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과거 헤지수단(위험회피)이란 인식이 강했는데, 최근에는 뉴욕증시가 올라도 떨어지고, 뉴욕증시가 하락할 때는 더 크게 떨어지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그만큼 약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던 지난 2022년 3월 12일의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 동안 39% 이상 떨어지기도 했지만 뉴욕증시가 하락한 날에도 비트코인이 오른 경우는 많았다.
지난 1년 간 뉴욕증시 하락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한 날은 43일에 달해 비트코인이 뉴욕증시 침체의 피난처로 활용되곤 했던 것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이 전체적으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는 기대를 모았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에 대한 자금유입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주된 이유로 꼽힌다.
특히 이더리움 ETF는 출시이후 오히려 순유출이 발생하면서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트코인에 이어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더리움 가격은 ETF 출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업비트 기준 한때 540만원을 넘어섰지만, 지금은 370만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현재로선 연준의 금리인하와 11월 미국 대선이 시장의 유일한 희망으로 지적되고 있다.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올해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가상화폐 시장에도 훈풍을 불어넣을 것이란 관측이다.
또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후보 모두 가상화폐에 대해 우호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11월 대선이 다가올수록 가상화폐 시장이 우상향 할 것이란 낙관론이 대두되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선 해리스 후보보다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가상화폐 시장에 더 큰 호재가 될 것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