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4.08.19 01:17 ㅣ 수정 : 2024.08.19 01:17
코로나이후 높아진 고금리 탓에 모기지 금리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주거비 부담 증가,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해리스 후보 모두 주택문제 해결에 공들여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미국도 주택문제로 수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 코로나 이후 급등한 금리와 주거비 때문에 생활비의 상당부분이 모기지 이자 또는 임대료로 지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한치 양보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역시 주택문제 해결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주거비 문제를 해결하는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7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주택 관련 비용은 식료품 등 생필품 가격 상승과 함께 생활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주택 관련 비용은 인플레이션의 약 9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선벨트와 러스트벨트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와 해리스 모두 주택관련 공약을 통해 이 지역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하고 있다.
앞서 대중민주주의센터(CPD가 지난 4월 애리조나·네바다·미시간·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 등 5개 경합주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4%가 임대료 등 주택 관련 비용이 자신의 주에서 중요한 문제라고 답했을 정도로 주택관련 이슈는 대선에서 중대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해리스 측은 300만채의 신규 주택 건설, 생애 첫 주택 구매시 최대 2만5000달러 현금 및 1만달러 세액공제 지원, 지방정부의 주택 건설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한 400억달러 기금 조성 등을 통해 주택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해리스는 “많은 미국인들이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벌지만 임대료와 다른 청구서 비용을 지불하고 나면 주택 구매 계약금을 저축할 여유가 없다”며 “는 주택을 소유하고 부를 축적할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는 이 정책이 이번 대선에서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젊은 유권자의 마음을 공략할 핵심의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트럼프 캠프는 연방정부 소유 토지에 신규 주택 건설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젊은 유권자를 겨냥해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도 빼놓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공급부족이 주택관련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양 캠프의 공통된 판단이다. 실제 6월 기준 미국의 신규 주택 완공은 전년 동월대비 15.5% 증가했지만, 착공은 같은 기간 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주택공급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를 것임을 시사했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모기지 금리가 최근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 국책 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고정금리 모기지의 평균 금리는 최근 연 6.47%까지 내려갔다. 이는 2023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간 등락 기준으로도 약 9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15년 고정금리 모기지 금리는 5.63%를 기록해 지난해 4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다.
모기지 금리 하락은 잠재적 주택 구매자의 구매력을 높일 수 있어 꽉 막혔던 주택시장 거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장 모기지 신청의 재융자 비율은 2022년3월 이후 가장 높은 4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주택시장은 그동안 높아진 모기지 금리 탓에 기존 주택 소유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아 주택매매 거래가 극도로 정체됐다. 이 때문에 실제 거래는 없는데 가격은 올라가는 호가급등 현상이 지속되며, 임대료 등에도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주택 매매는 약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오는 9월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정책금리를 내리면, 모기지 금리는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이다. 주택시장의 큰 장애물로 지적돼온 모기지 금리 문제가 어느정도 해소되면, 이제 남은 문제는 공급이다. 트럼프와 해리스 모두 주택공급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물량공급이 전제되지 않으면 주택가격 불안은 앞으로도 해소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