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합류에 '반쪽' 벗어난 보험비교 플랫폼...성과 전망 여전히 불투명
KB손보, 여행자보험 비교 입점…다이렉트 보험료 인하로 점유율 확대 나서
DB손보, 펫보험 비교 합류…메리츠, 상품 개정 반영해 3분기 내 입점 계획
네이버페이, 올해 안에 펫보험 비교 나설 듯…업계 "소비자 접근 확대 기대"
플랫폼-다이렉트 보험료 차이…"구체적 설계 가능한 다이렉트 선호 클 것"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주요 보험사들이 참여하지 않아 '반쪽짜리'라는 비판을 받았던 여행자보험‧펫보험 비교‧추천서비스 플랫폼(이하 비교 플랫폼)에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하나둘 입점하면서 점차 구색을 갖춰나가는 모양새다. 다만 여전히 입점하지 않은 곳도 있는데다 소비자의 활용도도 높지 않아 성과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이달 2일 네이버페이의 해외여행보험 비교 플랫폼에 임점했다. 지난달 18일 네이버페이가 비교 플랫폼을 선보인 지 20일 만이다.
출범 당시에는 메리츠화재‧롯데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NH농협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캐롯손해보험 등 6개 손보사만이 참여했었다.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이른바 '빅4' 손보사가 입점하지 않으면서 소비자 입장에서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대형 손보사들이 입점을 하지 않은 배경에는 플랫폼에 제공하는 수수료 문제가 있다. 네이버페이가 높은 수수료율을 요구해 이를 조율하는데 시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4월 '플랫폼의 보험상품 취급 시범운영 세부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플랫폼은 단기보험 수수료 기준을 대면 모집 수수료 대비 33% 이내로 정해야 한다. 플랫폼이 보험사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보험료에 전가돼 소비자의 부담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인 것이다.
네이버페이는 보험사들이 수수료율로 매출액(보험료)의 9%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출범 당시 입점한 6개 손보사의 수수료율이 9%이기 때문이다. 다만 대형 보험사들은 네이버페이가 제시한 수수료율을 맞추려면 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며 입점을 하지 않고 수수료율 협상을 지속했다.
반면 네이버페이는 특정 수수료율을 요구한 것이 아니며 당국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선에서 협상을 통해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대형 손보사들이 입점을 하지 않은 것도 과도한 수수ㅛ율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협상 과정의 일부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KB손보 관계자도 "수수료율을 공개하긴 어렵지만 이를 이유로 입점이 지연된 것은 아니다"라며 "입점이 지연에는 시스템 등의 문제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KB손보가 여행자보험 비교 플랫폼에 입점하면서 최근 확대되고 있는 여행자보험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KB손보는 지난달 31일 다이렉트 여행자보험의 보험료를 오프라인 대비 55% 인하한 바 있다. 다만 다이렉트 채널과 비교 플랫폼에서의 보험료가 차이를 보여 두 채널의 보험료를 비교해 가입할 필요가 있다.
KB손보 관계자는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이렉트 채널의 보험료를 인하한 것"이라며 "보험료는 경험요율 등을 반영해 산정되는데, 40대 이상의 경우 다이렉트 채널, 40대 미만의 경우에는 비교 플랫폼의 보험료가 더욱 저렴하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가 지난달 19일 서비스를 시작한 펫보험 비교 플랫폼 역시 출범 당시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만 참여했을 뿐 펫보험 시장 점유율 1위인 메리츠화재와 2위인 DB손보가 참여하지 않으면서 실효성 논란이 인 바 있다.
다만 지난달 29일 DB손보가 펫보험 비교 플랫폼에 입점하면서 완성도를 갖춰나가고 있다. DB손보는 출범 당시 시스템 준비를 마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입점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시스템을 마련하면서 입점하게 됐다.
메리츠화재는 비교 플랫폼 출범 당시 상품 개정을 앞두고 있어 개정 이후 입점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실제 메리츠화재는 전일 펫보험 상품을 개정했으며, 개정된 사항을 반영해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3분기 내 시스템 마련을 마치고 펫보험 비교 플랫폼에 입점한다는 계획이다.
대형사들이 비교 플랫폼에 입점하면서 완성도를 갖춰나가고 있지만, 흥행 여부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펫보험 비교 서비스의 경우 네이버페이가 올해 하반기 중 플랫폼을 마련할 계획이어서 여행자보험 비교 서비스에 비해 더욱 관심이 확대될 수도 있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비교 서비스의 경우 대형사가 플랫폼 요율을 적용하면서 자사 다이렉트 채널의 보험료를 더 저렴하게 제공해 비교 플랫폼의 실효성이 떨어졌다"면서 "그나마 자동차보험의 경우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가 모두 운영 중이어서 소비자의 접근이 용이함에도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펫보험의 경우 네이버페이도 올해 안으로 플랫폼을 마련할 예정이어서 양사가 모두 플랫폼을 운영하면 소비자의 접근성이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펫보험 자체에 대한 수요가 적어서 활성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보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여행자보험은 비교 플랫폼에서 설계하는 것과 보험사 다이렉트 채널에서 설계하는데 차이를 보인다"면서 "보험료가 비싸진 않지만 구체적인 상품 설계가 가능한 다이렉트 채널을 선호하는 고객도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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