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나온 펫‧해외여행보험 비교 서비스…'반쪽 출범' 잡음에 흥행 실패하나

김태규 기자 입력 : 2024.07.19 08:23 ㅣ 수정 : 2024.07.19 08:23

카카오페이 펫보험 비교 서비스에 삼성‧현대‧KB 3개사만 참여
네이버페이 해외여행보험 비교 서비스엔 삼성‧현대‧KB 제외돼
보험업계 "네이버페이, 높은 수수료 요구…보험료 오를 수밖에"
비교 상품 제한돼 실효성 의문…車보험 비교 이어 '부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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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펫보험 비교 서비스 화면(왼쪽)과 네이버페이 해외여행보험 비교 서비스 화면. [사진=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앱 갈무리]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장기간 진통을 겪다 출시된 카카오페이의 펫보험 비교 서비스에 3개 손해보험사만이 참여하면서 '반쪽짜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가 출시한 해외여행자보험 비교 서비스 역시 대형 손보사들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자동차보험 비교 서비스와 같이 부진한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전일 펫보험 비교 서비스를 출시했다. 펫보험 비교 서비스는 당초 4월 출시될 계획이었으나 상품구조를 두고 보험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지연돼 왔다. 삼성화재는 일반보험을 서비스에 입점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는 장기보험을 입점하기로 해 비교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장기보험의 경우 가입 후 3년마다 보험료가 조정되는 갱신형인 반면 일반보험은 3년 만기 후 재가입하는 구조다. 때문에 일반보험은 보험료가 더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가입기간 동안 보험금을 많이 수령하면 재가입이 어려울 수 있다. 삼성화재가 일반보험을 고수한 것은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손보사 간 의견충돌이 지속되자 금융위원회가 나서 펫보험 비교 서비스에 일반보험과 장기보험을 모두 입점하도록 하고 소비자에게 일반보험과 장기보험의 장단점을 안내하도록 했다.

 

이에 카카오페이는 장기보험과 일반보험을 나눠 비교할 수 있도록 해 서비스를 출시했다. 다만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KB손보 등 3개사의 상품만 비교할 수 있다. 메리츠화재와 DB손보는 참여하지 않았다. 가격 경쟁력 면에서 일반보험 상품에 밀리는 만큼 상품을 정비해 추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네이버페이가 내놓은 해외여행보험 비교 서비스 역시 대형 손보사들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소비자가 다양한 상품을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페이 해외여행보험 비교 서비스에는 롯데손해보험‧메리츠화재‧캐롯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NH농협손해보험 등 6개사가 참여한다. DB손보는 입점 준비를 마치지 못해 참여하지 않았다.

 

네이버페이는 서비스 출시를 기념해 연말까지 네이버페이를 통해 해외여행보험에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보험료 10%를 돌려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하지만 이 이벤트를 두고 잡음이 나오는 상황이다. 네이버페이가 보험료 환급 이벤트를 진행하기 위해 높은 수수료를 책정해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페이 해외여행보험 비교 서비스에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 등 대형 손보사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네이버페이가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위가 지난해 4월 발표한 플랫폼의 보험상품 취급 시범운영 세부방안에 따르면 플랫폼은 단기보험 수수료 수준을 대면 모집 수수료 대비 33% 이내로 제한했다. 예를 들어 보험사가 보험설계사가 1만원짜리 여행자보험을 판매해 20%인 2000원을 수수료로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플랫폼은 2000원의 33%인 660원보다 적은 수수료를 받아야 한다. 이를 계산해보면 플랫폼은 6~7% 수준의 수수료율을 적용해야 한다.

 

금융위는 "플랫폼이 받는 수수료가 보험료에 전가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합리적인 수수료 한도를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네이버페이는 보험사들에 수수료로 매출액(보험료)의 9% 수준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외여행보험 비교 서비스에 입점한 6개사의 수수료율이 9%이기 때문이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네이버페이 측에서 보험료 환급 이벤트를 진행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높은 수수료율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면서 "네이버페이가 제시한 수수료율을 맞추려면 결국 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어 소비자에게 피해가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플랫폼 입점을 위해 금융위가 제시한 33%에 맞춘 수수료율을 제안했음에도 입점을 거절 당했다"면서 "입점을 위해 협상을 지속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네이버페이는 수수료율을 특정해 요구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수수료율을 조정하는 협상 과정일 뿐 환급 이벤트를 위해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플랫폼 수수료율은 공시하도록 돼 있지만 보험사의 대면모집 수수료율은 금감원만 알고 있을 뿐 공시되지 않아 알 수 없다"면서 "보험사가 제시한 수수료율이 대면 모집수수료율의 33%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협상하는 과정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환급 이벤트는 수수료율과 무관하게 진행되는 것"이라며 "해외여행보험 비교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상황에서 단기적인 이벤트를 위해 무리한 요구를 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펫보험 비교 서비스와 해외여행보험 비교 서비스 모두 논란이 발생하며 예상보다 적은 보험사가 참여하면서 비교서비스가 흥행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비교 서비스는 대형 손보사 다이렉트 채널과 플랫폼에 다른 요율이 적용돼 흥행하지 못했는데, 이번 펫‧해외여행보험 비교 서비스의 경우 참여사가 적어 비교 상품이 제한돼 소비자 입장에서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보험비교 서비스가 모두 외면받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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