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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해보험 매각 또 실패…보험업계 M&A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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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기자
입력 : 2024.07.23 08:22 ㅣ 수정 : 2024.07.23 08:22

MG손보 본입찰, 응찰자 없어 무산…건전성 정상화 비용 부담된 듯
청산 절차 가능성도…예보 "재매각‧청산 여부 관계 기관과 논의 중"
롯데손보 이어 MG손보 매각 실패에 보험업계 M&A 장기화 전망
동양‧ABL생명, 우리금융 인수 가능성 열려 있어…"매각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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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G손해보험]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MG손해보험의 매각이 불발되면서 보험업계 인수합병(M&A)이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MG손해보험이 청산 절차를 밟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19일 마감한 MG손보 본입찰에는 한 곳의 응찰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데일리파트너스와 JC플라워 모두 본입찰에 나서지 않으면서 예금보험공사의 매각 작업은 실패했다.

 

MG손보 매각이 실패한 배경으로는 심각한 재무건전성이 지목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MG손보의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은 당국 권고 기준인 150%는 물론 보험업법상 기준인 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K-ICS 비율은 보험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올해 3월 말 기준 MG손보의 K-ICS 비율은 52.1%로 전년 말 76.9%에 비해 24.8%포인트(p) 하락했다. 다만 이는 경과조치를 적용한 수치다. 경과조치 적용 전 비율은 지난해 말 64.0%에서 올해 3월 말 42.7%로 21.3%p 악화됐다.

 

MG손보 매각가로는 2000억~3000억원이 거론된다. 다만 예보가 주도하는 매각에서는 인수가를 제외한 K-ICS 비율 제고 비용만 투입하면 된다. 문제는 K-ICS 비율 제고를 위한 비용이 적게는 6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으로 추정돼 자금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PEF의 경우 통상 회사를 인수한 이후 3~5년 내 가치를 높여 매각하는데, 거금을 들여 정상화한다고 해도 자금회수(엑시트)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본입찰에 나서지 못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예보는 매각 성사를 위해 인수자에게 자금을 지원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를 감안해도 수천억원의 비용이 필요해 부담이라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예보의 자금지원이 이뤄지더라도 MG손보의 건전성 정상화를 위해서는 수천억원의 자금 수혈이 필요하다"면서 "엑시트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무리해서 인수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G손보 매각이 무산되면서 일각에서는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정상적인 계약 이행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 예금자보호를 위해 타 보험사로 계약을 옮기도록 하는 계약이전명령을 할 수 있다. 계약을 이전받는 보험사는 예보로부터 실물자산 이외에 자산부족액과 향후 발생할 미래손익을 지원받는다.

 

예보는 금융당국 등 관계 기관과 재매각 외에 청산 가능성도 열어두고 논의 중인 상황이다.

 

예보 관계자는 "재매각을 진행할지, 청산 절차에 나설지는 관계 기관과 논의 중"이라며 "아직 정해진 방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롯데손해보험 매각 역시 본입찰 단계에서 무산되면서 보험업계 M&A가 장기간 공회전을 지속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롯데손보의 대주주 JKL파트너스는 올해 6월 롯데손보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했다. 본입찰에는 외국계 투자자 1~2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JKL파트너스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상시매각 체제로 전환했다.

 

롯데손보 매각이 성사되지 못한 데는 매각가에 대한 이견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JKL파트너스는 2조원대를 고수한 반면 원매자들은 1조원대를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보와 MG손보 모두 본입찰이 무산되면서 보험업계의 M&A는 답보 상태에 머무르게 됐다. MG손보의 경우 건전성 정상화 비용 부담이 줄어들 가능성이 현저히 적고, 롯데손보의 경우 JKL파트너스가 2조원대의 가격을 고수해 상황을 반전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MG손보의 건전성 정상화를 위해서는 인수자가 비용을 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 인수의향자를 찾기 힘들 것이고, 롯데손보의 경우 1조원 중반대 이하가 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은 만큼 매각가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매각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생보업계의 매물은 매각 가능성이 남아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말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최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비구속적 양해각서(MU)를 체결하고 실사에 나섰다. 당초 롯데손보 예비입찰에 나섰으나 포기하고 동양‧ABL생명으로 방향을 틀면서 생보업에 진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저출생‧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생보업권의 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인수를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롯데손보 인수를 포기하고 방향을 전환한 만큼 인수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인구구조 변화로 생보업권의 업황이 어두워져 매각 성사 여부는 가격에 달려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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