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STX중공업 조건부 승인’에 HD현대 주가 반응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HD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을 품게 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HD현대(267250)의 주가가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1분 기준 HD현대는 코스피시장에서 전일 대비 3800원(4.99%) 오른 7만9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8월 HD한국조선해양은 STX중공업과 주식 취득 계약을 맺고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한 바 있다. 그리고 공정위는 지난 15일 HD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의 주식 35.05%(813억원)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
HD현대중공업, HD현대삼호, HD현대미포 등 HD한국조선해양의 계열사는 선박, 선박용 엔진, 엔진용 부품(크랭크샤프트) 등을 제작한다. STX중공업은 선박용 엔진 제조, 자회사인 KMCS는 크랭크샤프트 제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HD현대중공업, KMCS, 두산에너빌리티 등 3사에서 크랭크샤프트를 생산한다.
HD현대중공업은 자사 엔진에 필요한 크랭크샤프트를 전량 소비하고 있다. KMCS는 STX중공업에서 요구하는 크랭크샤프트를 전량 공급하고, 일부는 외부에 판매 중이다.
공정위는 승인에 앞서 양사 간 기업결합을 통해 HD현대가 한화엔진과 STX엔진 등 경쟁사에 크랭크샤프트를 공급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만일 HD현대가 크랭크샤프트의 공급을 거절할 경우 경쟁사들은 두산에너빌리티를 통해서만 제품을 수급할 수 있는데, 두산에너빌리티의 공장 가동률은 최대치에 이른 상태다. 또 크랭크샤프트와 같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원전 주기기의 수주 늘어남에 따라 크랭크샤프트 생산을 확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공정위는 HD현대의 크랭크샤프트 공급 경쟁제한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KMCS에 3년간 시정명령을 부과하는 조건부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KMCS는 경쟁 엔진사가 크랭크샤프트 공급을 요청하며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체결을 거절할 수 없다.
아울러 지난해 계약 체결한 크랭크샤프트 공급 물량은 매년 생산능력과 별도로 계약을 체결하도록 규정했다.
조건부이긴 하나 HD한국조선해양은 STX중공업 인수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이는 HD한국조선해양을 중심으로 조선 사업 지주회사 체제를 수립한 HD현대 주가에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