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재인 기자] 밸류업 공시 인센티브 지원에 증권주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증권가는 2분기 실적 전망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모양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증권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14포인트(0.02%) 오른 758.95를 기록했다. KRX 증권은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국내 증시에 상장된 11개 증권사의 주가 추이를 추종하는 지수다.
증권주는 지난주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밸류업 세제 지원이 공개된 직후인 지난 3일 전장 대비 2.65% 급등한 736.88를 보인 후 상승세를 이어갔다. 5일 2.25포인트(0.30%) 내린 758.81로 주춤 했지만 다시 상승 흐름을 탄 것이다.
이 같은 상승세는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구체화되며 기대감 금융주에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지난 3일 정부는 ‘역동경제 로드맵 및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금융업종에 대한 세부적인 세제혜택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직전 3년 대비 주주환원금액을 5% 초과해 늘린 기업을 대상으로 3년간 한시적으로 법인세 5%를 감면해준다. 이와 함께 상속세 최대주주 할증평가를 폐지하고 가업상속공제를 확대한다.
분리 과세혜택을 제공하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지원을 확대하는 등 투자자를 위한 지원안도 마련했다. 여기에는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는 방안도 들어간다.
국내 상장 증권사도 주주환원책에 적극적으로 내놓는 등 밸류업 프로그램 동참도 이어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증권사에서 최초로 밸류업 공시 기업이 됐다. 메리츠증권의 지주사 메리츠금융지주도 지난 4일 밸류업 공시를 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올해 2월 주주환원책을 발표했다.
밸류업 수혜주 기대와 함께 증권가 2분기 실적 전망이 긍정적인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5일 보고서를 통해 2분기 증권업황이 상당히 양호하다면서 해외주식 거래 증가가 양호한 브로커리지(위탁매매수수료) 수익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해외주식 수수료의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주요 증권사 별로 보면 삼성증권의 2분기 지배순이익은 전년대비 53% 오른 2319억원으로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전년대비 10.3% 오른 2014억원, 키움증권은 전년대비 59.3% 오른 2124억원, 미래에셋증권은 전년대비 55.9% 오른 2065억원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전망도 긍정적이다. 고액자산가 중심의 자산관리(WM) 영업력 강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수수료와 전통 기업금융(IB)도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부동산금융의 회복이 아직 더딘 상황이라며 일부 증권사들의 평가 손실 인식과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본 증가에 따라 높아진 이익 체력과 우호적인 영업환경 덕분에 2분기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밸류업 기대감 속 주식시장 활성화에 따른 증권업종 수혜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