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법원이 SK서린사옥을 무단 점유해온 아트센터 나비에 사무실을 비우고 그동안 밀린 임대료 등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6단독 이재은 부장판사는 21일 SK이노베이션이 아트센터 나비를 상대로 낸 부동산 인도 등 청구 소송에서 “아트센터 나비는 사무실을 비우고 그동안 밀린 임대료 10억4000만원과 이자와 인도시까지 손해배상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서린빌딩 4층을 임대해 사무실로 사용해 왔다.
서린빌딩을 관리하는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3월 서린빌딩 건물 전체 리모델링 등을 이유로 아트센터 나비측에 임대계약 해지를 전달했다. 계약 조건을 근거로 6개월 뒤인 2019년 9월 임대차 계약이 최종 해지됐다.
계약 해지 이후 내용증명을 보내 퇴거를 요청했다. 하지만 아트센터 나비는 4년이 넘도록 사무실을 비우지 않고 무단으로 점유해 왔고 결국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월 부동산 명도소송을 냈다.
노 관장 측에서는 나비가 고(故) 박계희 여사가 설립해 운영했던 워커힐 미술관을 승계해 SK그룹 기업문화 발전에 이바지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부동산 명도소송이 아니라 최태원 SK 회장과 노 관장과의의 재산분할 소송으로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SK이노베이션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SK이노베이션이 제출한 임대차 계약서 등을 종합하면 임대차 계약은 2019년 9월로 종료된 것이 인정된다”며 “아트센터 나비는 전대차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없다거나 권리남용이나 배임행위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실제로 워커힐 미술관은 동양 미술 및 한국 전통문화의 발전과 작가 양성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반면 아트센터 나비는 설립 시점부터 디지털아트 전문기관을 표방해 설립 취지와 목적이 다르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박계희 여사의 딸인 최기원 이사장이 운영하는 우란문화재단이 워커힐 미술관의 소장품을 소장·관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워커힐 미술관을 승계한 것은 우란문화재단이라는 것이 SK 측의 입장이다.
이 밖에도 노 관장 측은 명도소송에서 패소 시 직원 고용 유지와 미술관 운영 등에 재정적 타격이 심각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나비에는 100억여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과 서울 경복궁 인근에 단독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무실 운영에 어려움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