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본사·사명 새롭게...제2도약 '전환점'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본사를 옮기거나 사명을 교체하면서 새 도약에 나선다. 특히 증권업계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위기 여파 속에 가속화하는 투자 환경 변화에 대응해야하는 상황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본사 이전·사명 변경을 통해 고객 인지도와 기업 신뢰도를 한 단계 더 끌어 올려 적극적인 영업 활동에 십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6월 하순 여의도 TP타워로 사옥을 이전한다. 이를 통해 더 혁신적이고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TP타워 31~41층까지 사용한다. 해당 빌딩이 42층 규모로 올려진 것을 볼 때 신한투자증권은 가장 높은 곳에 11개 층을 쓸 예정이다.
본사 이전이 한 달여 남은 만큼, 아직 구체화해 공개되지는 않았다. 다만 사업 방향에 대해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리테일 비즈니스 고도화와 IB(투자은행), DCM 호실적 발판으로 ECM(주식자본시장) 기반 확장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일 신한투자증권은 6월 사옥 이전을 기념해 2003년에 사옥 한 켠에 묻었던 타임캡슐을 개봉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번에 개봉한 타임캡슐은 2003년 당시 신한증권과 굿모닝증권의 합병을 마무리하며 새로운 출발과 각오를 다졌던 비전선포식에서 제작한 것이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이번 타임캡슐 개봉 행사에서 우리 회사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바른 성장과 틀을 깨는 혁신을 통해 一流(일류) 신한으로 도약하자는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키움증권도 올해 신한투자증권과 같은 사학연금 TP타워에 둥지를 튼다. 키움증권 본사 이전은 6월 말께로 총 6개 층을 사용하지만 층수는 추가 될 수 있다. 입주기간은 4년으로 잡고 있다.
키움증권 측은 새로운 공간을 갖게 되는 만큼, 키움증권 측은 직원들의 편의 공간에도 다방면으로 기획하는 중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키움증권 여의도 사옥인 키움파이낸스스퀘어는 지하 2층, 지상 14층 규모로 재건축을 결정한 상태다.
앞서 유안타증권은 지난달 8일 을지로에서 여의도 앵커원(anchor1, 브라이튼빌딩 오피스동)빌딩으로 본사 사옥 이전을 완료했다.
본사 신사옥 앵커원빌딩 상층부인 22층부터 32층까지 유안타증권이 사무 공간으로 사용한다. 여의도 파이낸스타워에 있는 영업부도 앵커원빌딩 3층으로 이동했다.
유안타증권은 성공적인 사옥 이전을 위해 준비 단계부터 업무 공간 기획에 대한 임직원 설문조사, 사무 가구 품평회, 회의실 네이밍 공모 등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의견을 반영해 왔다.
아울러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대주주가 LS네트웍스로 변경되면서 오는 6월 1일부터 사명이 LS증권으로 바뀐다. 이트레이드증권에서 이베스트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바꾼 지 약 9년 만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사명 변경을 앞두고 기업금융(IB) 등을 강화하기 위해 종합금융본부를 신설하는 등 일부 조직 개편을 단행했고, 기취득 자기주식 577만주를 638억원에 소각했다.
하이투자증권도 DGB금융지주 임시주주총회 결과에 따라 iM증권으로 변경한다. DGB금융지주는 지난달 27일 임시주총을 열어 비은행 계열사들의 정관 개정을 승인했다.
이에 하이투자증권은 iM증권으로 사명 변경을 비롯해 DGB생명은 iM라이프생명보험, DGB캐피탈은 iM캐피탈, 하이자산운용은 iM에셋자산운용으로 변경된다. DGB유페이, DGB데이터시스템, DGB신용정보, 하이투자파트너스도 iM을 사용한다.
단 하이투자증권은 일반주주총회 소집을 위한 내부 절차에 따라 정관 변경을 진행할 예정이다. DGB금융그룹은 정관 변경 시행일인 오는 6월 5일 DGB대구은행 본점에서 그룹 뉴 CI 선포식 및 은행 사명 변경에 따른 간판 제막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지주가 10년 만에 다시 출범시킬 증권사 사명을 우리투자증권으로 확정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우리종합금융과 포스증권 합병 계약서에 첨부된 정관을 통해서다.
하지만 NH농협금융지주 자회사인 NH투자증권이 10년 전 우리금융 시절 사용하던 사명이 바로 우리투자증권이어서 사명 관련 논란이 나온다.
포털 사이트는 물론이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우리투자증권을 입력해도 NH투자증권으로 연결된다. 과거 사명에 연동된 구조여서다.
때문에 투자자들의 혼선을 가중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NH투자증권은 상표권을 두고 문제 제기할 생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증권업계가 큰 이슈나 논란 없이 본사 이전이나 사명을 변경하는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며 “이미지 일체감이나 경영혁신 차원에서 변화를 주려는 만큼 투자자들을 맞이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