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롯데카드, '실적 악화' 베트남 불씨 살리나…현지 경기 회복 관건
신한베트남파이낸스, 52억6900만원 손실…전년 동기比 적자 전환
롯데파이낸스 베트남, 1분기 35억8100만원 손실로 적자 지속돼
베트남 경기 회복세 보여…소비 회복되면 현지법인 실적 반등할 듯
신한 "올해 흑자전환 예상"…롯데 "올해 본격적인 성장 이어갈 것"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 베트남으로 눈을 돌린 카드사들이 1분기 현지법인 적자를 기록하며 위기를 맞았다. 고금리 장기화로 조달금리가 오른 가운데 차주들의 상환능력마저 저하된 영향이다.
3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 중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곳은 신한카드와 롯데카드 두 곳이다. 베트남 시장은 인구구조상 젊은 인구가 많고 경제성장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카드 사용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왔다. 신한카드와 롯데카드가 베트남에 진출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두 곳 모두 1분기 뼈아픈 성적표를 받게 됐다. 신한카드 베트남 현지법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SVFC)'는 올해 1분기 52억69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순익 55억8600만원에서 적자 전환한 것이다. 전분기 44억원 손실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확대됐다. 순자산 규모도 1309억원에서 1264억원으로 줄었다.
SVFC는 2019년 신한카드 자회사로 편입됐다. 2019년 183억원의 순익을 기록했으나 2020년 227억원, 2021년 65억원, 2022년 173억원 등 꾸준히 흑자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베트남 등 동남아 경기가 침체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됐다.
베트남의 경제구조는 수출 의존도가 높다. 저렴한 인건비를 강점으로 반도체 등 전자부품을 수입해 완성품을 만들고 고급 직물을 수입해 의류를 만들어 수출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경기가 침체됐다.
다만 신한카드는 올해 베트남 법인이 다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지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 베트남의 휴대폰 및 부품 수출액은 55억달러 이상으로 전월 대비 50.4% 이상,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수출 증가로 베트남의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소비도 증가해 SVFC의 실적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SVFC는 최근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싱가포르지점과 우리은행 싱가포르지점으로부터 4000억원 규모의 2년 만기 신디케이트론을 조달했다. SVFC는 이를 통해 현지 내 소매금융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베트남 현지 경기가 악화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면서 "현지에서도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만큼 진행 중인 사업을 착실히 이어가면 흑자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카드의 현지법인 '롯데파이낸스 베트남' 역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지난해 1분기 15억53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 35억8100만원의 손실을 보이며 적자 폭이 크게 늘었다.
2018년 출범한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2019년 7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2020년 167억원, 2021년 131억원, 2022년 101억원, 2023년 124억원 등 순손실을 나타내며 적자를 지속 중이다.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의 실적 부진에는 타사와 다른 진출 방식이 영향을 미쳤다. 기존에 영업을 영위하던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재무건전성이 좋은 회사를 인수해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는 형태로 출발한 것이다. 때문에 시스템 구축, 영업점 확충 등 사업기반 구축 과정에 투입되는 초기 비용이 많은 것이다.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자체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해 차별화된 금리를 제공하는 'RBP' 제쳬를 구축하고 우량 고객을 대상으로 신용대출 판매를 확대 중이다. 또 현지 이커머스 업체 '티키', 전자지갑 업체 '잘로페이'와 업무제휴를 맺고 BNPL(선구매 후결제)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2022년 말부터 전 세계적으로 고금리 기조 및 글로벌 경기둔화가 지속되면서 금융비용 및 대손비용이 증가해 적자폭이 전년 대비 늘었다"면서 "올해 흑자 전환 달성을 목표로 우량자산 확대를 가속화 해 베트남 소비자금융 시장에서 안정적 사업 확장 및 자산 건전성을 개선하고, 중기적으로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는 등 현지에서의 본격적인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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