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확대에 입지 좁아지는 카드사…"수수료율 격차에 경쟁 어려워"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1분기 거래액 57조6000억…카드업계 승인액 20% 수준
액수뿐 아니라 결제비중 격차도 축소…지난해 간편결제가 실물카드 1%p 앞서
간편결제 가맹점수수료율 카드업계 대비 0.33~1.0%p 낮아 "경쟁 어려워" 지적도
카드업계 "낮은 수수료율, 혜택 축소로 이어져…연회비‧할부 이자 수익으로 충당"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올해 1분기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네이버파이낸셜) 간편결제 비중이 국내 카드사 결제규모의 20% 수준을 기록하면서 카드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간편결제사에 비해 가맹점 수수료율이 낮아 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이라며 수수료율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의 올해 1분기 거래액은 40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서비스별 거래액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결제서비스 25%늘었다. 금융서비스는 61% 확대됐다. 송금 등 기타 서비스도 24% 늘며 성장세를 지속했다.
결제‧대출 중개 서비스 등을 포함한 매출 기여거래액(Revenue TPV)은 11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1% 늘었다.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1763억원, 당기순이익은 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네이버페이도 1분기 16조7000억원의 결제액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4.8% 성장했다. QR코드와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을 통한 오프라인 결제액은 174% 급증했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의 1분기 거래액을 합하면 57조6000억원이다. 이는 국내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의 1분기 승인액 290조9000억원의 19.8% 수준으로 전년 동기 16.5%에 비해 3.3%포인트(p) 올라선 것이다.
거래액뿐 아니라 결제비중 역시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한국은행 '국내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비중은 50.5%로 실물카드 결제 비중 49.5%보다 1.0%p 높아졌다.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 규모는 2735만건으로 전년에 비해 13.4% 늘어났다.
카드업계에서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간편결제에 비해 더 낮은 수수료율이 책정돼 불공평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율은 매출 규모에 따라 0.5~1.50%를 적용하고 있다. 반면 상위 9개 간편결제사(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비바리퍼블리카‧11번가‧우아한형제들‧G마켓‧쿠팡페이‧NHN페이코‧SSG닷컴)의 카드 결제 수수료율은 0.83~2.50%로 0.33~1.00%p 더 높다.
BC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의 총수익 대비 가맹점수수료 수익 비중은 △2019년 26.7% △2020년 26.1% △2021년 26.6% △2022년 24.2% △2023년 23.2%로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가맹점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인하되면서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본업 외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상품을 통한 수익을 늘려왔으나 최근에는 연체율 상승, 조달비용 부담 등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본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간편결제에 대응하기 위한 신사업 추진 동력도 떨어지게 된다"면서 "최근 카드사들이 프리미엄 카드를 내놓으면서 연회비로 수익을 충당하는 것도 수수료율 인하 영향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낮은 수수료율로 고객에게 제공하는 무이자할부 등 혜택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달금리가 높아 무이자할부 기간을 축소할 수밖에 없고, 가맹점수수료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할부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거두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카드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낮았던 때에는 6~12개월 무이자 할부를 지원하는 등 고객 혜택을 강화했으나 조달부담이 심화되면서 무이자할부 기간을 2~3개월로 줄여 비용을 축소하고 있다"면서 "비용 축소 외에 할부 수수료 수익을 확대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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