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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중심' 선분양제에서 '소비자 중심' 후분양제로 패러다임 전환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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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 2024.05.21 10:41 ㅣ 수정 : 2024.05.21 10:41

대형 건설사들의 계속되는 부실시공 논란
"PF 기반의 현 시스템에서는 근본적 해결 어려워"
후분양제 도입, 소비자 중심으로 시장 재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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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성현 기자] 서울 신촌에 위치한 연세대학교는 이른바 '기숙사 붕괴 위험 소식'에 한바탕 홍역을 치뤘다. 지난 17일 대학생들이 사용하는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연세대 우정원의 바닥 타일이 비정상적으로 떠오르고 벽면이 휘었다는 글이 게시됐다. 문제는 타일이 위치한 바로 위에는 냉장고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건물이 지어진 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만큼 타일이 처음의 모습과 달라질 순 있으나 냉장고의 무게를 들어 올리면서까지 타일이 다른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는 건 학생들의 불안감을 야기하기에 충분했다. 이어 해당 건물에서 콘크리트 가루가 떨어졌다거나 하는 등의 다른 제보들이 뒤를 이었다. 

 

최근 건설사들은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여있다. 부실시공 이슈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짧은 기간 동안 여러 사건이 겹치는 만큼 건설사들 또한 해당 사안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미 분양 때부터 입주 예정 일자를 고지하는 만큼 공기는 정해져있는데 공사 과정에는 이러저러한 문제가 발생한다"며 "그 문제는 정말 사소한 문제에서부터 민원까지 다양한데 그런 식으로 일정이 조금씩 미뤄지다 보면 일정이 촉박해지고 그런 과정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며 현재 건설 시스템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큰 문제점을 꼽으라면 단연 '부동산 PF' 관련일 것이다. 그리고 부실시공과 부동산 PF는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PF를 일으켜 지어지는 곳들은 모두 선분양 아파트인 걸 감안한다면 부실시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선분양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공공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후분양제' 도입을 꾸준히 주장해왔다. 특히 SH의 경우 지난 2006년부터 공기업 중 처음으로 후분양제를 채택해 운영 중이다. SH는 후분양 도입을 통해 시민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게 했다. 후분양이기 때문에 입주시기에 맞춘 무리한 공사가 없어 부실시공에 대한 우려도 줄일 수 있다.

 

천성희 SH 전 도시연구원장은 후반양제의 장점으로 공사기간에 대한 탄력성을 꼽았다. 천 전 원장은 <뉴스투데이>에 "건설 현장은 공기를 맞추다 보니 막바지에 일이 몰리는 경우가 잦다"며 "부실시공은 재료의 문제도 있겠지만 공사 운영, 사업 관리 방식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복잡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천 전 원장의 말대로 후분양 도입 시 맞춰야 할 공기가 존재하지 않고 탄력적으로 운영이 가능한 만큼 보다 안전하고 튼튼한 상품을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다.

 

지금의 분양 시스템은 철저하게 판매자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판매자는 상품을 만들기도 전에 모형과 브로슈어만으로 소비자에게 구매를 종용한다. 판매가 이뤄진 후 구매자는 몇 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서야 구매한 물건을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그제서야 구매자는 상품의 하자 및 기존 설명과 다른 점들을 발견하지만 그때는 이미 입주가 코앞이다. 천 전 원장은 "후분양제 도입은 결국 소비자 중심으로의 시장 재편을 의미한다"며 후분양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공사는 공정들의 협업을 통해 이뤄지는데 어디선가 문제가 생가면 전체가 늦어질 수 있다"며 "문제는 기간이 정해져 있는 만큼 문제 해결을 위해선 주말이든 야간이든 작업을 통해 일을 마치는 수밖에 없는데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작업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이 특정되지 않은 후분양제 도입 시 높은 수준의 공사 마감을 통해 보다 좋은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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