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원 쇼크 테슬라 1년전 주가수준으로 회귀 150달러대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수요둔화를 이기지 못하고 전세계 사업장에서 직원 1만4000명을 해고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1년전 수준인 150달러대로 떨어졌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장보다 4% 이상 떨어진 154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주가는 1년전인 2023년 4월 기록했던 150달러대까지 밀린 것이다.
이날 미국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테슬라가 전세계 사업장에서 직원 10%에 해당하는 1만4000명에 대한 해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경영난 등으로 잇따라 인력을 감축하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판매 1위업체인 테슬라마저 감원행렬에 동참하기로 하면서 전기차 섹터의 불황이 심상치 않음을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과 CNBC 등도 15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우리는 조직을 면밀히 검토하고 전 세계적으로 10% 이상 인력을 감축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내가 이보다 더 싫어하는 일은 없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머스크 CEO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도 “약 5년에 한 번씩 성장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회사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고 밝혀 조직발전을 위해 불가피하게 감원에 나섰음을 해명했다.
작년말 기준 전세계에서 근무중인 테슬라 직원은 14만473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몇몇 서비스 센터에서 영업직원과 기술자들이 대량으로 해고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서비스센터에서는 모든 현장직원들이 해고됐다는 흉흉한 소식도 들리고 있다.
일부 독일언론에 따르면 독일 공장에서는 제조업체 직원 1만2000명 중 3000명이 해고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테슬라 독일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즉각 반박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테슬라 공장이 있는 상하이의 경우 영업관련 직원들을 중심으로 해고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전기차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테슬라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BYD등 현지 제조사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시장 부문에서 테슬라의 점유율은 올해 첫 두 달 동안 7.7%에서 6.6%로 하락했다.
테슬라가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은 실적 부진이 결정적인 이유로 꼽힌다. 올 1분기(1~3월) 테슬라의 차량 인도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8.5% 감소한 38만6810대에 불과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46만 대)를 크게 밑도는 성적인데,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이후 전년 대비 인도량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테슬라가 대규모 인원감축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최근 전기차업황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강하게 나돌고 있는 상황에 터져나온 감원 소식이어서 전기차 부진의 여파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란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앞서 다른 전기차 업체들도 감원에 돌입한 바 있다. 포드는 지난 1월 전기 픽업트럭 생산량을 줄이면서 해당 공장직원 1400명에 대한 전환 배치 및 해고를 진행했고, 전기차 스타트업인 리비안 역시 지난 2월 직원 10%를 감원했다.
또 스텔란티스는 지난 3월 소프트웨어와 엔지니어 인력을 400명 해고했고, 스웨덴의 폴스타 또한 올해 전세계 사업장 근무인력을 15% 가량 감축할 계획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