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시장도 접수…쿠팡이츠, 업계 흔드는 '대항마'로 부상
국내 유통 기업들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대형마트들의 폐점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이커머스 기업들이 각광을 받았으나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실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쿠팡만이 선전하고 있다. 쿠팡은 국내 유통기업들의 매출액을 뛰어넘었으며 타 이커머스 기업들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또 최근 미디어 사업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쿠팡 성공 스토리를 조명해 국내 유통 및 이커머스 업계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봤다. [편집자주]
■ 시리즈 순서
① [쿠팡 성공 스토리 ①] 유통 대기업 제치고 '왕좌' 오른 쿠팡…'계획된 적자' 마침표
② [쿠팡 성공 스토리 ②] 배달앱 시장도 접수…쿠팡이츠, 업계 흔드는 '대항마'로 부상
③ [쿠팡 성공 스토리 ③] 스포츠 중계권에 사활 건 쿠팡플레이, 이젠 OTT 시장에서 일낸다
④ [쿠팡 성공 스토리 ④] "한국 내 성장은 초기 단계"…'파죽지세' 쿠팡의 성장은 어디까지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이커머스를 점령한 쿠팡이 배달앱 시장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만년 업계 3위였던 쿠팡이츠가 '단건배달'과 '와우 멤버십'을 필두로 업계 2위 요기요를 떡밑까지 추격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쿠팡의 '성공 DNA'가 쿠팡이츠에서도 통했다는 분석이다. 추격의 고삐를 당기기 위한 쿠팡이츠의 다음 성장 카드에 관심이 주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2019년 5월 '쿠팡이츠'를 론칭하며 배달의민족·요기요보다 한 발 늦게 배달앱 시장에 합류했다.
쿠팡이츠는 후발주자인 만큼 인지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차별화 마케팅'에 적극적인 투자를 감수했다. 업계 최초로 '단건 배달'을 도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기존 배달앱들은 라이더가 한 번에 여러 주문자의 음식을 배달해 주는 '묶음 배달' 서비스만을 제공해 왔다면, 쿠팡이츠는 이러한 업계 관행을 깨고 "한 집만 배달해 음식을 식지 않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또 약 1년 간 최소 주문금액을 없애고 배달료를 무료로 책정, 중개 수수료를 할인하는 등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그 결과 쿠팡이츠는 2020년 말 점유율 약 10%를 넘어서며 단숨에 배달의민족·요기요와 '3강 구도'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묶음 배달로 인해 배달 속도가 느리다는 불만이 나오던 때 '단건 배달'을 앞세워 소비자에게 빠른 배송을 인식시킨 점이 가장 큰 성장 요인"이라며 "2강 구도로 굳건하던 배달앱 시장에 쿠팡이츠가 반기를 들어 올렸다"고 평가했다.
쿠팡이츠에게도 위기의 순간은 있었다. 투자를 늘려온 탓에 지난 2021년 35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한 점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쿠팡이츠는 배달료와 중개 수수료를 정상화했다. 이어 라이더 프로모션도 중단하면서 수입이 줄어든 라이더마저 이탈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엔데믹과 배달료 부담으로 탈배달앱 현상도 가속화되면서 쿠팡이츠의 존재감은 미미해졌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하지만 쿠팡이츠는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혜택을 쿠팡이츠까지 확대한 것이다. 와우 회원이 쿠팡이츠를 이용하면 횟수 제한 없이 음식값의 최대 10% 할인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막강한 할인 혜택에 소비자들은 다시금 쿠팡이츠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지난달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와우 멤버십의 혜택인 쿠팡이츠 할인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후 주문량이 2배 늘었다"며 "한 카테고리에서의 소비가 다른 카테고리 소비를 촉진하듯 쿠팡이츠를 자주 사용하는 고객은 더 높은 프로덕트 커머스 지출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업계 2위 요기요와 격차도 빠르게 좁혀나가는 모습이다. 요기요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636만277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쿠팡이츠의 MAU는 553만3766명으로 집계되며 전년 동기 대비(378만5909명) 46.2% 상승했다. 1월 21일 쿠팡이츠의 일일활성이용자수(DAU)는 111만5160만명을 기록하며 요기요(1000만1706명)를 넘어서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쿠팡이츠가 업계 2위를 꿰차며 시장 지형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현재 쿠팡 와우 멤버십에 가입한 사람이 많다(지난해 말 기준 1400만명)"며 "여기서 쿠팡이츠가 추가적인 마케팅을 하게 된다면 업계 2위인 요기요를 따라잡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