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성공 스토리 ①] 유통 대기업 제치고 '왕좌' 오른 쿠팡…'계획된 적자' 마침표
2022년 누적적자 6조원 “1~2년 안에 망할 것” 전망 파다
‘중꺾마’ 물류 인프라 지속 투자, 100여개 물류센터 성공 동력
‘로켓네트워크’ 소비자 경험 “쿠팡 없이는 못살겠다”
전문가 “쿠팡은 도로가 곧 매장, 유통기업들 격차 더 벌어질 것”
국내 유통 기업들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대형마트들의 폐점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이커머스 기업들이 각광을 받았으나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실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쿠팡만이 선전하고 있다. 쿠팡은 국내 유통기업들의 매출액을 뛰어넘었으며 타 이커머스 기업들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또 최근 미디어 사업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쿠팡 성공 스토리를 조명해 국내 유통 및 이커머스 업계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봤다. [편집자주]
■ 시리즈 순서
① [쿠팡 성공 스토리 ①] 유통 대기업 제치고 '왕좌' 오른 쿠팡…'계획된 적자' 마침표
② [쿠팡 성공 스토리 ②] 배달앱 시장도 접수…쿠팡이츠, 업계 흔드는 '대항마'로 부상
③ [쿠팡 성공 스토리 ③] 스포츠 중계권에 사활 건 쿠팡플레이, 이젠 OTT 시장에서 일낸다
④ [쿠팡 성공 스토리 ④] "한국 내 성장은 초기 단계"…'파죽지세' 쿠팡의 성장은 어디까지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묻는 세상을 만들겠다'던 김범석 쿠팡 창업자의 꿈이 현실이 됐다.
지난 2010년 자금 '30억원'으로 시작한 쿠팡의 매출은 10여 년만에 롯데·신세계·현대 등 유통 대기업을 뛰어넘는 '30조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연간 첫 흑자도 기록하며 '계획된 적자'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마침내 쿠팡이 유통업계의 새로운 제왕으로 등극했다는 평가다.
4일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연 매출은 31조8298억원(243억8300만달러·연평균 환율 1305.41원)으로 전년대비 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174억원(4억7300만 달러)으로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유통업계 1위를 자부하던 이마트는 연매출 29조4722억원, 영업적자 469억원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는 업계 및 증권가 전망을 완전히 뒤엎은 결과다. 앞서 지난 2022년까지 쿠팡의 누적 적자 규모는 6조1892억원에 달했으며,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쿠팡이 새로운 수익모델을 선보이지 않으면 매출이 아무리 늘어도 이익을 내지 못하고 1∼2년 안에 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위기설이 돌 때마다 쿠팡은 '계획된 적자' 전략을 강조하며 '물류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끈질기게 확대해 왔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콘퍼런스콜에서 "설립 초기부터 쿠팡은 '새로운 역량을 만들기 위한 이니셔티브(계획)'에 도전해 왔다"며 "비즈니스에 유의미한 결과를 낳고 수익을 내기까지 수년간의 투자와 끈기, 인내가 필요했던 과감한 시도였다"고 지난 시간을 평가했다.
실제 쿠팡은 지난 2014년 '로켓배송' 서비스를 출범하면서 본격 성장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은 단순 판매 중개 역할을 했던 플랫폼 역할에 그쳤다면, 쿠팡은 대형마트처럼 상품을 직매입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또 상품 판매부터 배송까지 모든 단계를 쿠팡이 책임지는 '엔드-투-엔드' 프로세스를 구축하기 위해 자체 물류센터를 설립하고 배송기사 '쿠팡맨'도 직접 채용했다.
물류 인프라를 위해 쿠팡이 그동안 투자한 금액만 6조2000억원에 달하며, 현재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보유 중이다.
시대적 상황도 쿠팡의 성장을 뒷받침했다. 코로나19 펜데믹을 기점으로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됐고, 대형마트·백화점 등 오프라인 소매 매장을 찾는 소비자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반면 로켓배송을 등에 업은 쿠팡은 기업공개(IPO)부터 매출 증대까지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마침내 쿠팡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30조원'과 '첫 연간 흑자'라는 역사를 쓰며 국내 유통업계 1위로 등극했다. 소비자들은 '오늘 주문하면 내일 도착한다'는 로켓 네트워크의 편의성을 경험한 이후,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이전에는 리테일 비즈니스(소매업)에 있어 '직원'과 '서비스'가 중요했다면, 현재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물류'와 '배송 경쟁력'이 중요해졌다"며 "이에 쿠팡이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쿠팡은 "한국 내 성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며 더 큰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규 물류센터 설립을 위해 7240억원을 추가로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건설 예정인 쿠팡 물류센터는 경북 김천과 광주, 부산, 대전광역시 등 4곳이다. 수도권을 넘어 지방 곳곳에 물류 거점을 확보해 촘촘한 '쿠세권(쿠팡+역세권)'을 구축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서용구 교수는 "쿠팡은 매장이 없는 대신, 도로가 곧 매장"이라며 "롯데·신세계·현대와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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