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일 기자 입력 : 2024.02.27 08:58 ㅣ 수정 : 2024.02.27 08:58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한화투자증권은 정부의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발표 이후 주요 저평가주가 일제히 하락했지만, 이미 주주환원 확대 능력을 갖추고 있는 은행주는 정책 내용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고 평가했다. 업종 투자 의견은 긍정적(Positive)을 유지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보고서에서 “금융당국이 인식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의 원인은 ‘기업이 효과적으로 자본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실제 자기자본이익률(ROE)과 배당성향이 주요국보다 낮은 상황을 지적했다”며 이 같이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법령에 근거한 규제 자본비율을 상회하는 여력을 보유했음에도 자본정책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은 국내 은행주의 고질적인 가치 저평가(valuation discount) 요인이었다”며 “주요 은행지주는 정부의 증시 부양 기조에 맞추어 탄력적인 자사주 정책을 이미 실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밸류업 정책을 확인한 후에 환원책을 결정하겠다는 보험사들보다 전향적인 태도인 동시에 은행지주의 재평가(re-rating)는 정부 정책의 내용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음을 의미한다”며 “자사주 정책을 꾸준히 활용할 수 있다면 배당총액의 완만한 증가만으로도 주당배당금(DPS)의 의미 있는 상승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형 은행주들이 2~3%대의 낮은 배당수익률에도 불구하고 배당주로 각광받는 이유는 매년 DPS가 상승할 것이라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 은행들도 자본정책의 자율성이 보장된다면, 요구되는 배당수익률이 현재(5~7%대)보다 낮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배당주로써의 가치가 진정으로 제고되려면 추후 장기투자에 대한 배당소득 세제의 개편도 필요할 것”이라며 “한국의 고령화 추세와 은퇴자산의 중요도를 고려하면 이익 안정성이 높은 은행의 배당 확대는 그 당위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