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된 결과, 하반기 자산운용 변동성 대응 고심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2일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지난해 2월 이후 9차례 연속 동결됐다. 보험업계는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하반기에 맞춰 자산운용 전략을 구상한다는 방침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과 고금리 시기가 겹치면서 보험사들은 자산운용 수익률 개선이 가능했다. 신규 투자 자산의 금리가 높아지면서 수익률이 개선돼 이차역마진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저금리 시기 보험사들은 이차역마진 문제로 난항을 겪었다. 이차역마진이란 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하는 예정이율이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보다 높은 경우 발생한다. 하지만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높은 금리 수준을 보인 장기 국고채나 금리가 높은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 수익률을 높여 이차역마진을 해소할 수 있었다.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이 도입되면서 보험사의 건전성은 개선됐지만 금융상품 국제회계기준(IFRS9)도 함께 도입돼 시가 평가 및 당기손익에 반영되는 금융자산의 비중이 늘어났다.
IFRS17은 보험계약에 따른 현금흐름을 추정하고 현재 시점의 가정과 위험을 반영한 할인율을 사용해 부채를 평가한다. 금리가 하락하면 할인율이 낮아져 부채가 증가하고 상승하면 할인율이 높아져 부채가 감소한다.
IFRS9은 보험사가 보유한 금융상품을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FVPL),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FVOCI), 상각후원가측정 금융자산(AC)로 분류한다. 과거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됐던 구조화채권, 수익증권 등이 FVPL 금융자산에 포함되면서 금리 변동성에 노출되는 금융자산의 비중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투자손익에 대한 변동성 관리가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부각된다.
실제 지난해 보험사들의 투자손익은 금리에 큰 영향을 받았다. 운용자산 규모가 큰 생보사의 경우 금리가 자소 하락한 지난해 1분기 채권 평가이익이 늘면서 실적이 늘었으나 금리가 오른 2분기에는 채권 평가손실이 커지며 실적이 하락했다.
보험업계는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등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고 금리 민감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자산운용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의 'IFRS17 도입과 보험회사 가치경영'에 따르면 국내 11개 보험사 중 9곳은 IFRS9 도입에 따른 투자이익 변동성 확대 관리방안에 대해 수익증권 비중 축소와 주식형에서 대출 채권형 수익증권으로 변경, 파생상품을 이용한 헤지 등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예상됐던 것"이라며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금리 변동에 대한 전략 마련에 각 사마다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금리인상기 기준금리가 급격히 인상됐으나 인하폭은 급격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지난해 자산운용면에서 금리 영향이 컸던 만큼 파생상품 매입 등 변동성에 대응하는 전략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