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카카오뱅크 이효연·정원석 매니저 “불가능한 도전에 ‘되는 방법’ 찾는다...주도적 문화 중요”
카카오뱅크 인재 영입 담당 인터뷰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2017년 7월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중 가장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며 업계 ‘맏형’으로 자리 잡았다. 올 1월까지 누적된 고객 수는 약 2300만명. 애플리케이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1760만명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카카오뱅크의 등장은 지극히 보수적이었던 은행권 판도를 변화시킨 계기로 평가 받는다. 카카오뱅크는 그동안 은행이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하나씩 바꿔갔다. 혁신에 둔감했던 기성 은행들은 카카오뱅크 움직임을 주시하며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는 카카오뱅크 구성원들이 ‘왜 사용자가 불편을 감수해야 하지’라는 공통된 문제의식으로 정진한 결과다. 특히 다양한 분야에 위치한 구성원 개개인이 주도성을 발휘하고 공유하는 조직 문화는 카카오뱅크 경쟁력 제고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 직원 채용 대신 ‘인재 영입’...“세상에 없던 은행 만들기 위해 모였다”
지난 8일 <뉴스투데이>와 인터뷰를 가진 카카오뱅크 이효연·정원석 매니저는 “카카오뱅크가 이전에 없던 은행을 만들 수 있었던 건 고객의 경험으로부터 문제를 잘 발견하고, 이를 옳은 방법으로 해결해 왔기 때문”이라고 자부했다.
이효연·정원석 매니저는 카카오뱅크 매니지먼트실에서 인재 영입을 담당하고 있다. 영입 브랜딩과 영입 이벤트, 영입 운영, 아웃바운드(대외) 등이 주된 업무다. 통상적인 회사의 채용 관련 직무지만 카카오뱅크에서는 채용 대신 ‘영입’이라는 표현으로 통용하고 있다.
정원석 매니저는 “많은 회사의 채용 프로세스는 대동소이하지만, 카카오뱅크는 영입을 지원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려고 노력한다”며 “단순히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가 곧 사용자인 프로덕트를 만든다는 사명감으로 일을 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특별한 차이점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 직원 수는 약 1500명이다. 2020년 말(768명)과 비교하면 3년 만에 2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인터넷전문은행 특성상 정보기술(IT)과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직원들이 섞여서 일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창립 초기 이들이 ‘은행’이라는 지붕 아래서 조화를 이룰 수 있었던 건 공동의 목표가 명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효연 매니저는 “IT 회사와 금융사에서 온 분 사이에는 일하는 방법, 의사결정 방식, 지식· 전문 분야에 분명 차이가 있다”며 “카카오뱅크에 모인 이유는 어느 쪽이 맞다 틀리다 같은 차이에 집중하기 위해서가 아닌 ‘세상에 없던 은행’을 만들기 위함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름’을 무기로 여러 관점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다듬어갈 수 있었고 나에겐 없는 새로운 역량을 동료로부터 배우며 성공의 경험을 계속 쌓아올 수 있었다”며 “우리 조직에게 잘 맞는 문화는 무엇일지 함께 고민하고 애정 어린 조언을 해주고 있다. 이런 점이 카카오뱅크가 자연스럽게 조화를 찾아갈 수 있었던 이유”라고 진단했다.
■ 일상으로 자리 잡은 ‘금융 혁신’...배경에는 주도성 향상·공유 문화
카카오뱅크가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금융 혁신이 자리한다. 공인인증서 없는 송금 프로세스와 비(非)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모델,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거미줄 규제가 작용하는 은행업 안에서 ‘되는 방법’을 찾아온 결과다.
정원석 매니저는 “어느새 일상이 돼버린 변화지만 그 시작은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이었다”며 “카카오뱅크 구성원들은 ‘이렇게까지 해야 해?’가 아니라 ‘이렇게까지 하니까 되네?’라는 성공의 경험을 함께 나누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먼저 고민하며 자기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대표 사내 문화인 ‘영어 이름’ 사용은 구성원들의 주도성 향상을 뒷받침한다. 수평적 조직 구조가 활발한 의견 개진을 유도하고, 고정관념 해소 및 완성도 제고에 효과적이라는 인식이다. 참고로 이효연·정원석 매니저의 영어 이름은 각각 클로이, 마르셀이며 윤호영 대표이사도 사내에서는 대니얼로 불린다.
이와 함께 카카오뱅크에는 ‘공유’ 문화가 자리 잡았다. 영역에 상관없이 누구나 다른 팀의 업무를 볼 수 있고 다양한 피드백이 오고간다. 일례로 지난해 10월 출시한 ‘한달적금’도 상품 기획을 포함한 전 과정에 구성원들의 피드백이 반영된 결과물이라고 한다.
이효연 매니저는 “수평 커뮤니케이션의 분위기를 만든 이유는 보다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가 꺼내져 공유되길 바랐기 때문”이라며 “대다수의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한 번쯤은 ‘그게 아니지 않나’라고 하는 시도들이 필요한데, 이거는 굉장한 용기와 편안한 분위기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내 모든 정보가 공유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어떤 아이디어로 시작해서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 모두가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구성원들이) 상품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자기 업무가 아닌 것도 열람하고 의견을 남길 수 있고, 그것이 실제 서비스로 반영되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 “왜 고객이 불편 감수?”...문제 해결·성과 창출로 ‘고객 중심 가치’ 제고
이효연·정원석 매니저는 지금의 카카오뱅크를 만든 가장 중요한 문장에 대해 ‘왜 사용자가 불편을 감수해야 하지’를 꼽았다. 카카오뱅크 구성원들이 그동안 없었던 금융 상품을 치열하게 고민·개발하는 건 편리하고 안정적인 금융 경험 제공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앞으로도 금융 신기술과 상품 혁신 등의 분야에서 성과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영역을 개척하고, 고객 중심의 가치를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함께할 인재 영입에 대해서도 문제 해결과 성과 창출을 핵심 가치로 지목했다.
카카오뱅크는 회사 직무(Work)와 회사 생활(Life)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인재 영입 블로그 ‘플러스(Plus)’를 운영하고 있다. 일하는 방식과 비전을 자세하게 소개함으로써 변화·혁신을 추구하는 잠재 동료들의 선택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정원석 매니저는 “새로운 동료를 영입할 때도 우리와 함께 은행과 금융 서비스에 산재된 여러 문제를 풀어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고객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무언가를 바꿔보고 싶지만 현 직장에서 현실적인 이유로 좌절했던 경험이 있는 분, 변화에 대해 큰 갈증을 느끼는 분들이 카카오뱅크에 많이 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효연 매니저는 “기본적으로는 인력 구성과 규모를 기민하게 확인하며 알맞은 자리에 알맞은 역량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분이 영입될 수 있도록 하려 한다”며 “모든 회사에서 정답인 문화는 없다고 생각한다. 카카오뱅크의 일하는 방식 안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분과 함께 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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