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실적 낸 카카오뱅크···‘외형성장·체질개선’ 다 잡았다

유한일 기자 입력 : 2023.11.09 07:28 ㅣ 수정 : 2023.11.09 07:28

3분기 누적 순이익 2793억원 ‘역대 최’대 기록
여신 잔액 37.1조원···중저신용 비중도 최고치
연체율·NPL 등 자산 건전성 지표는 개선 흐름
부실 우려 적은 담보대출 확대로 리스크 분산
케이뱅크·토스뱅크도 실적 발표···건전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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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올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시현한 가운데 자산 건전성 개선도 이뤄낸 것으로 나타났다. 건전성 관리에서 가장 큰 위협 요인인 중저신용(중금리) 대출이 늘었지만, 담보대출도 큰 폭 성장하며 리스크 분산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9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95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7% 증가했다. 특히 올해 누적 순이익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7.9% 늘어난 2793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기준 여신 잔액은 전년동기 대비 34.9% 증가한 37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로는 9.4% 늘어난 규모다. 수신 잔액의 경우 3분기 기준 45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건 올해 카카오뱅크의 건전성 개선이다. 카카오뱅크 연체율은 올 1분기 0.58%까지 치솟은 뒤 2분기 0.52%, 3분기 0.49%로 그래프가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총여신에서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NPL)이 차지하는 비율도 올 1분기 0.43%에서 3분기 0.41%로 내려갔다. 

 

신용대출에서 중저신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올 3분기 28.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상 중저신용 차주는 상대적으로 상환 능력이 약하기 때문에 취급 규모가 늘어날수록 은행 건전성 위협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카카오뱅크의 건전성이 오히려 개선된 건 담보대출 확대 영향이다. 3분기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조원으로 올 1분기 대비 233.3%, 2분기 대비 45.4% 각각 증가했다. 전월세대출까지 포함한 담보대출 잔액은 19조9000억원이다. 

 

담보대출은 말 그대로 ‘담보’가 있어 신용대출보다 건전성 관리에 용이하다. 건당 대출 규모 역시 크기 때문에 여신 잔액을 불리는 데도 효과적이다. 금리 경쟁력을 앞세운 카카오뱅크는 대환 목적 취급 비중을 3분기 기준 51%까지 높였다. 

 

그동안 인터넷전문은행들의 담보대출 확대를 두고 중저신용 대출 소외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 대출 비중이 연말 목표치인 30%에 근접한 상황이다. 중저신용 대출 공급 의무를 이행하면서도 담보대출 성장으로 리스크 분산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의 한 관계자는 “담보대출 등 여신 포트폴리오 확장과 더불어 경기 변화에 맞춘 신용정책 대응,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통한 심사 변별력 강화가 영향을 끼쳤다”며 “균형 잡힌 여수신과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착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뱅크도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은 피해가지 못했다. 3분기 충당금 잔액은 366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2% 늘었다. NPL 대비 충당금 잔액 비율인 NPL커버리지비율은 3분기 기준 243%로 집계됐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종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을 키우기보다는 충분한 수준의 손실 버퍼가 준비돼야 한다”면서도 “내부 모니터링 과정을 보면 신용대출 연체율 상승 속도가 둔화되고 있어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내년 상반기부턴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 조심스럽게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를 시작으로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도 3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순이익 규모 뿐 아니라 건전성 지표에도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저신용 비중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나타난 잠재부실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올 2분기 기준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연체율은 각각 0.86%, 1.56%다. 고금리 장기화로 잠재부실 위협이 가시화된 가운데, 3분기에도 건전성 지표가 악화될 경우 대규모 충당금 적립에 따른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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