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신동빈 롯데 회장, '체칠 개선' 본격화…코리아세븐 다음 '칼날' 어디로 향하나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의 채질 개선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첫 번째 목표는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다. 코리아세븐의 현금인출기(ATM) 사업부(전 롯데피에스넷) 매각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롯데그룹은 부진 사업 정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신 회장의 다음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의 최대주주(지분율 92.33%)인 롯데지주는 코리아세븐 ATM 사업부 분리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으며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매각 대금은 400억∼5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편의점업 본질에 집중하고자 효율화 차원에서 매각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며 "그동안 ATM을 직접 운영해왔으나, 사업부 매각 이후에는 다른 편의점처럼 ATM을 위탁받아 운영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ATM 사업부 매각을 두고 신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 회장은 지난달 30일 보도된 요미우리신문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크고 작은 회사 60곳을 인수해 사업을 확대했지만, 지금은 방침을 바꿔 매각도 일부 진행하고 있다"며 "몇 년을 해도 잘 안되는 사업은 타사에서 하는 것이 종업원에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 앞으로도 매각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더욱이 최근 코리아세븐은 경쟁이 치열한 편의점 시장 속에서 애를 먹고 있다. 지난 2022년 3월 덩치를 키우기 위해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했으나, 업계 1·2위를 다투는 GS25·CU와 점포수 격자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하며 자금 부담이 심화된 탓에 지난 2022년에는 영업손실 49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역시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22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커진 상황이다.
롯데그룹이 본격적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 가운데, 어떤 계열사가 다음 매각 대상에 오르게 될 지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로서는 소비 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유통 계열사를 중심으로 구조 개선 작업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대표적으로 롯데하이마트가 가전 시장의 불황으로 부진 점포를 폐점하고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커머스 사업인 롯데온도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도 실적 부진을 겪고있는 롯데홈쇼핑과 롯데마트 등이 다음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한편 롯데그룹은 바이오 테크놀로지와 메타버스, 수소 에너지, 이차전지 소재 등은 신사업 역량을 키우는 데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결국 ATM 사업부를 매각하는 것 역시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해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행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며 "실적 부진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유통 부문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개편이 일어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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