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투자형 ISA 신설…또 바빠진 증권사
절세형 ISA 개정안, 증권사 장기적 투자자 유인책 분주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이번엔 또 '증시부양책'에 주목
증권사, 중개형 ISA 고객 잡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 내놔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정부가 국내투자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새로 만들어 국내주식 등에 투자 시 최대 1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특히 증권사들은 지난해부터 ISA 이용자수와 투자금액 등에 대한 증가세가 지속돼 온 가운데, 중장기적인 자산관리 수익 확보 차원에서 잠재적 투자자들을 확보하는 전략이 시급해 보인다. 이번 정부 개정안으로 증권사 ISA 계좌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말 조세특례제한법 및 소득세법 개정안에서 국내주식·국내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국내투자형 ISA’를 신설하기로 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추진에 이어, 국내투자형 ISA를 신설하는 주식시장을 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실제로 밸류업 프로그램이 추진되자, 지난 1월 급락장을 겪은 후 반등이 나오는 국면에서 연초 주도업종 및 테마주였던 반도체, 바이오 업종보다 은행·보험·자동차·지주 등 전통적으로 PBR(주가순자산비율)이 낮은 것으로 인식되는 주들이 동반 강세를 연출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그간 공매도 금지, 금투세 유예, ISA 비과세 확대 등 개인투자자를 위한 증시 활성화를 자본시장 정책의 기조로 설정해 왔다”며 “기업 거버넌스 개선, 상속세 포함 세금 개펀, 강제성 부여 등이 포함된 실효성 있는 정책이 뒷받침 된다면, 중장기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투자형 ISA는 비과세 혜택이 1000만원까지 적용된다. 일반형 ISA보다 2배 높다. 국내투자형 ISA를 신설해 그간 ISA 가입이 제한됐던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연간 이자·배당소득 합계액 2000만원 초과)도 가입을 허용한다는 게 골자다.
ISA를 활용하면, 비과세 한도까지 세금을 전액 면제 받는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비과세 적용 없이, 계좌에서 발생한 소득 14%는 분리과세한다. 다만 국내투자형 ISA는 1인 1계좌 원칙으로 기존 ISA와 중복 가입할 수 없다.
이에 고소득자들의 유입을 유도해 증시 전체 파이를 키우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단 관측이다.
국내투자형 ISA 신설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를 주제로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담당자들과 국민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네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나온 얘기다.
주식 투자를 활성화해 국내 증시를 살리고 저평가된 한국 증시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의원 입법으로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펀드의 국내주식 편입비율은 추후 구체화해 관련 법령에 반영할 예정이다.
배병관 기획재정부 금융세제과장은 "금융소득종합과세자도 주식시장의 수요자로, 그들이 가진 예금, 부동산 등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올 수 있게 유인하려는 게 목적이다"고 말했다.
증권사 ISA 투자금액은 지난해 11월 기준 9조5319억원으로 10조원에 육박했다. 이는 전년 말(6조9145억원)보다 37.9% 불었다. 가입자 수도 357만2230명에서 388만2786명으로 8.7% 늘어났다.
2022년 가입자와 투자금액이 각각 49.5%와 69.6% 급증한 것에 비하면 증가세는 둔화됐으나, 여전히 꾸준한 성장세다.
중개형 ISA는 주식 투자와 함께 과세 혜택을 보려는 수요와 함께 급성장했다. 현재 위탁매매업 허가를 받은 증권사에서만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ISA 중에서도 중개형 ISA 가입자 수와 투자금액이 크게 늘었다. 중개형 ISA 가입자 수는 388만9407명으로 10.5% 증가, 투자금액은 9조3911억원으로 44.9% 증가했다.
이는 중개형 ISA 자체가 위탁매매업 허가를 받은 증권사에서만 계좌를 개설할 수 있을뿐더러 절세혜택과 함께 목돈을 만들기 위한 투자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20~40대 가입자의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들은 올해 초부터 기존 상품에 대한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내놓기도 했다.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에 ISA 가입자와 투자금액이 올해 더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증권사들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삼성증권은 중개형 ISA 개설 고객에게 국내주식 온라인 위탁거래 수수료 평생 혜택을, 신한투자증권은 중개형 ISA 신규 계좌 개설 또는 타사 이관 고객들에게 수수료를 평생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KB증권도 중개형 ISA 비대면 계좌 개설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주식 온라인 거래 시 수수료를 평생 무료로 제공한다.
일각에서는 최근 정부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방침이 ISA 가입유인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ISA는 1인당 전체 금융회사를 통틀어 1개 계좌에만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증권사들은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국민의 자산형성을 보다 실효성 있게 지원하는 만큼 시장 활성화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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