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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 ELS, 원금 손실 현실화에 '철렁'…증권사도 바짝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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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분 기자
입력 : 2024.01.30 08:28 ㅣ 수정 : 2024.01.30 08:28

홍콩 ELS 원금 손실 눈앞,…금융권 책임론 강화
증권사 불똥 튈라 긴장, 금융당국 후속 책 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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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freepik]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홍콩H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에서 대규모 원금 손실이 눈앞으로 다가오자 금융권 안팎으로 책임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은 혹시 모를 타격에 긴장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분노는 ELS 상품을 판매한 은행권을 향해 있으나, 일각에서는 이를 설계한 증권사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증권사들이 3년 전 발행돼 올 들어 만기를 맞은 홍콩 ELS 상품들이 50% 안팎의 손실률을 보이면서다. 

 

가뜩이나 ELS 시장이 바짝 얼어붙고 있는 데다, ELS를 운용하며 자금 조달 및 수익원으로 삼았던 증권사 타격도 속속 현실화 되고 있다. 

 

30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만기인 홍콩H지수 ELS 규모는 10조2000억원으로, 이 중 증권사 물량이 1조2000억원가량이다. 월별 만기도래 규모로 보면 △1월 1조3452억원 △2월 1조5696억원 △3월 1조8522억원 △4월 2조4596억원△5월 1조4582억원 △6월 1조4144억원으로 집계됐다. 

 

ELS는 특정 주가지수에 연동된 증권으로 만기 때 가입 당시와 비교해 지수가 70%를 넘으면 원금과 높은 이자를 돌려준다. 하지만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원금마저 손실을 볼 수 있는 고위험 파생상품이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가운데 50개 종목을 추려서 산출하는 지수로, 변동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증권사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ELS를 활용한다. ELS를 발행해 모은 돈으로 기초자산을 매수하고 남은 금액은 현금으로 보유하거나 채권을 사들인다.

 

때문에 증권사 자금조달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ELS는 증권사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으로 발행이 줄어들면 증권사들의 자금조달 압박도 커지게 된다.

 

홍콩H지수 ELS 상품 판매가 집중됐던 2021년 상반기와 비교해 최근 항셍지수는 반토막이 나면서 대규모 원금 손실 발생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 주요 11개 증권사가 연초부터 800억원 규모 홍콩H지수 기초한 ELS 상품의 원금손실을 확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7일 만기를 맞은 '미래에셋증권 29447'의 손실률 56.05%를 비롯한 6개 ELS 상품(발행금액 263억원)에 대해 원금손실을 확정했다. 증권사 공지대로라면 지난 8일 40%대에서 약 2주만에 50%대로 뛰었다. 

 

한국투자증권(발행금액 182억원)이 판매한 '트루(ELS)13602' 등 7개 ELS 상품 중 지난 12일 만기를 맞은 '트루(ELS)13551'의 손실률은 51.42%, 지난 19일 만기도래한 '트루(ELS)13602' 손실률은 55.06%다. 

 

그밖에 원금손실을 공지한 증권사는 △삼성증권(발행액 169억원) △NH투자증권(75억원) △KB증권(48억원) △신영증권(30억원) △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23억원) △하나증권(12억원) △유진투자증권(3억원) △한화투자증권(2억원) 순이다. 

 

홍콩H지수는 2021년 2월 1만 2000선을 넘어섰으나 그해 말 8000대까지 떨어진 뒤 현재 5400대까지 내려왔다. 2022년 10월 말에는 5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지난 22일에는 홍콩H지수는 장중 심리적 마지노선인 5000선을 내주며 큰 폭으로 떨어졌다가 간신히 5000선을 지켰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중국주식전략 연구원은 “홍콩H지수 5000선은 2022년 당대회 당시 기록적 폭락 구간에서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주가순자산비율(PBR) 0.65배를 적용한 수준으로, 최악을 염두에 둔 지지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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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freepik]

 

금융권에서는 중국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등 구조적 문제로 H지수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특히 중국 부동산 위기의 상징인 개발 업체 헝다그룹이 청산 명령을 받으며 H지수는 추가 하락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지난해 11·12월 홍콩H지수 ELS의 주요 판매사인 5개 주요 은행과 7개 국내 증권사에 대해 판매 실태를 확인하는 현장 및 서면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8일부터는 KB국민은행과 한국투자증권 등에 검사 인력을 파견했다. 홍콩H지수 ELS 해당 금융권 검사 결과는 다음달 나올 예정이다. 

 

또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전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해 홍콩H지수 ELS 상품의 불완전판매 논란과 관련해 강도 높은 검사를 바탕으로 배상 등 후속대책을 강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도 지난 23일 최근 대규모 원금 손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홍콩H지수 ELS 사태와 관련해 “ELS 등 시장의 다른 약한 고리에 대해 회원사 및 당국과 함께 면밀히 검토하고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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