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 고부가가치 제품생산에 사활
‘푸른 용의해’에 가장 주목받는 업종으로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와 반도체 가격하락으로 최악의 한 해를 보냈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를 앞두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업황 개선을 겨냥한 수요가 조기에 유입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부활이 기대되는 반도체 업황과 함께 AI를 대표하는 엔비디아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주들의 주가흐름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지난달 26일 AI 반도체를 대표하는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각각 7000억~1조원 사이의 선수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지자 국내 반도체업계는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엔비디아가 AI 서버에 이어 온디바이스 AI 열풍으로 AI 활용도가 갈수록 확대되면서 HBM(고대역폭메모리)와 LPDDR(저전력더블데이트레이트)5, DDR5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반도체 수요증가를 겨냥해 사실상 선제적으로 물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태원 SK 회장이 새해 첫 현장 경영에 나서면서 이천공장을 방문, HBM 등 AI 메모리 분야 성장동력을 점검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HBM은 지난해 SK하이닉스를 넘어 그룹 전체를 상징하는 히트 상품으로 떠오른 제품이다. HBM이 AI 시장의 총아로 떠오르면서 SK하이닉스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메모리 선두 삼성전자를 제치고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때맞춰 반도체 시장의 상황은 작년 하반기를 고비로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 반도체 수출액 증감률은 2022년 4분기 -25.8%, 지난해 1분기 -40.1%, 2분기 -34.8%, 3분기 -22.6%였다가, 10월 -3.1%로 집계된 이후 11월부터 12.9% 증가로 돌아서 2개월 연속 플러스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수출액 110억3000만달러를 기록해 2022년 9월 이후 15개월 만에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12월만 놓고 보면,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21.8%였다.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4분기 들어 메모리반도체(D램, 낸드) 가격이 회복하는 등 수요 회복세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PC, 모바일, 서버 등 IT 업황 회복이 눈에 띄게 개선되지 않으면서 연간 수출실적은 전년보다 -23.7% 감소했다.
올해 반도체 부문에서 가장 큰 변수는 중국 경기다. 반도체는 대중 최대 수출품목인데, 중국의 수입감소로 수출실적에서 별다른 재미를 못본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 반도체 월평균 수출액은 2022년 상반기 46억달러, 2022년 하반기 40억달러에서 지난해 1분기 27억달러, 2분기 29억달러, 3분기 31억달러 등으로 줄었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12월 반도체 수출이 2022년 9월 이후 15개월 만에 1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반도체 수출 회복 여부를 판단하는 바로미터”라며 향후 반도체 수출 사이클이 충분히 개선될 여지가 크다고 낙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여기에 덧붙여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제품 생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집중 투자하고 있는 생성형 AI서비스에 필요한 HBM 등 고성능 메모리에 집중하면서 올해 본격적으로 출시되는 AI 스마트폰과 AI 노트북 등에도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