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활조짐①] 작년엔 2차전지, 올해는 반도체 부상
지난해 크게 부진했던 반도체 수출, 작년 하반기부터 회복 조짐 나타내,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1조원 규모의 선수금을 지급하자 올해 반도체 경기 부활 예상하는 분석 크게 늘어
‘푸른 용의해’에 가장 주목받는 업종으로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와 반도체 가격하락으로 최악의 한 해를 보냈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를 앞두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업황 개선을 겨냥한 수요가 조기에 유입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부활이 기대되는 반도체 업황과 함께 AI를 대표하는 엔비디아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주들의 주가흐름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지난해 한국경제는 수출버팀목인 반도체 업종이 불황을 겪으면서 역대급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은 전년보다 7.4% 감소한 6326억9000만 달러(821조8643억원), 수입은 12.1% 감소한 6426억7000만 달러(834조8283억원)를 나타냈다. 무역수지는 99억7000만 달러(12조951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2년 연속 무역적자라는 초라한 성적에 그쳤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만 놓고 보면 상황이 조금 다르다. 10월부터 월별 기준 3개월 연속 플러스 전환되면서 작년 4분기부터 본격 반등 흐름을 탄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상반기에 워낙 성적이 안 좋아서 그렇지 하반기를 기점으로 상황이 급격히 개선되고 있어 올해 전체적으로 조짐이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반도체 업황 회복세가 기대된다. 반도체는 작년 12월 최대 실적인 100억 달러 수출을 돌파하며 2개월 연속 플러스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 2022년9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주력사업인 반도체 부문의 적자폭이 감소했다. 증권가는 지난해 3분기 3조7500억원에 달했던 반도체 부문 적자가 지난해 4분기엔 1조원대로 크게 줄어들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는 수요 측면에서도 개선이 기대된다. AI 서버에 이어 온디바이스 AI 열풍으로 AI 활용도가 갈수록 확대되면서 HBM(고대역폭메모리)와 LPDDR(저전력더블데이트레이트)5, DDR5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반도체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실제로 엔비디아가 지난달 26일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각각 7000억에서 1조원 사이의 선수금을 지급한 것이 알려지면서 반도체 관련주들이 본격적으로 회복하는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HBM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수요 대비 공급이 극심히 부족할 것으로 예상한 엔비디아가 선수금까지 지급하면서 선제적인 투자에 나서 HBM 물량을 적극 확보하겠다는 노림수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수요 둔화를 우려해 공급사의 장비 납품 연기를 요청한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당시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수요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주요 공급사에 최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납품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TSMC가 공급업체들에 장비 납품 연기를 요청한 것은 회사가 비용을 통제하기 위한 선제적 움직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되면서 반도체 수요전망이 그만큼 밝지 않다는 것을 대변했지만 최근 엔비디아의 행보는 올해 반도체 경기가 정 반대의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란 예측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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