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한화오션 권혁웅 호(號), 지난해 탱커선·컨테이너선 수주 '0' 굴욕
한화오션, 타 조선사 대비 수주 역량 부족 눈에 띄어
상선 수주 역량 부진 기업 가치 떨어뜨리는 '악재'
기업 중장기 성장 뒷받침하는 상선 사업력 강화 시급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한화오션(대표 권혁웅·사진)이 지난해 탱커선(원유석유화학제품 운송선)과 컨테이너선 분야에서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하는 치욕을 맛봤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이 다른 조선업체에 비해 수주역량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은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하는 이른바 '선별수주'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해명하지만 설득력이 크지 않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5척을 수주한 것 외에 다른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특히 경쟁업체인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탱커선을 각각 7척, 2척 수주했고 컨테이너선은 29척, 16척 수주해 한화오션의 수주 부진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 한화오션, 지난해 탱커선·컨테이너선 등 상선분야 수주 전혀 없어 '비상'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선사 사업 부문은 △다양한 크기의 유조선을 총칭하는 탱커선 △컨테이너박스를 실어 운송하는 컨테이너선 △액화천연가스(LNG)를 이송하는 LNG운반선 등을 흔히 상선으로 분류한다. 호위함, 잠수함 등 군함사업은 특수선 부문에 속한다.
상선은 해마다 전세계에서 비슷한 수준의 먹거리가 창출되는 시장이다. 이와는 다르게 특수선 시장은 발주가 전세계에서 간헐적으로 이뤄져 안정적인 먹거리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사업구조를 감안하면 한화오션의 상선 수주 역량 부진이 자칫 기업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는 악재가 될 수 있다.
2023년 수주 목표 달성률을 살펴봐도 한화오션 수주 부진은 심각할 정도다.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애초 수주목표 157억4000만달러를 일찌감치 초과해 223억2000만달러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수주목표 95억달러 가운데 87%인 83억달러를 수주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비해 한화오션은 지난해 수주목표 69억8000만달러 가운데 40억달러를 수주해 57% 달성하는 데 그쳤다.
물론 한화오션은 상선 수주 역량이 부진한 반면 방산 부문에서 존재감을 갈수록 키우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잠수함 기술력 확보 △3500t급 울산급 호위함 본계약 체결 △3600t급 잠수함 장보고 3번함 수주 등 역량 강화와 먹거리 확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선업체에서 기업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영역이 상선 사업이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이 상선 부문 수주 역량을 강화하지 못하면 명실상부한 글로벌 조선업체로 도약하는 데 역부족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상반기 한화그룹에 편입된 이후 줄곧 고부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수주를 진행하겠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부가가치 선종(선박 종류)에는 △한 척당 2200억원 수준인 17만t규모 LNG운반선 △한척당 1500억원 수준인 1만1500TEU급 컨테이너선 등이 있다.
탱커선 가운데 △30만t급 규모 VLCC(초대형원유운반선)는 한 척당 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한화오션은 고부가가치 선종 영역에서 부진한 수주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 상선 부문 역량 강화하지 못하면 중장기 성장 어려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상선 부문 매출은 지난 2021년 총 매출 4조4865억원 가운데 3억7340억원으로 약 83%를 차지했으며 △2022년 총 매출 4조8601억원 가운데 86%인 4조2162억원 △지난해 3분기 누계 기준 5조1773억원 가운데 77%인 4조29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한화오션이 안정적인 인력구조를 유지하고 꾸준히 성장 기조를 이어가려면 충분한 상선 매출과 관련 수주물량이 반드시 뒷받침 돼야 한다는 점을 웅변한다.
LNG운반선 및 컨테이너선 대비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탱커선은 지난해 발주된 대부분 물량을 중국 조선사가 수주했다.
탱커선은 선박을 건조할 때 첨단기술이 비교적 적게 투입되는 선종이다. 이에 따라 기술력보다는 낮은 인건비가 수주 여부를 좌우한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사들은 탱커선 수주에 적극 나서지 않은 면도 없지 않다.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이 탱커선 7척을 수주했고 삼성중공업은 탱커선 2척을 수주하는 데 그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조선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탱커선을 대거 수주해 현재 빈 슬롯(선박 건조 공간)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한국 조선사들이 2024년부터 탱커선 수주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문제는 컨테이너선 수주 역량의 부재다.
한화오션의 컨테이너선 수주 실패와는 대조적으로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은 29척, 삼성중공업은 16척의 컨테이너선을 각각 수주했다.
조선·해운 시황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발주된 컨테이너선 규모는 총 690만CGT이며 △2022년 1310만CGT △2021년 2050만CGT로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CGT는 선박 수주 물량에 해당 선종에 대한 부가가치값을 반영한 단위 값이다.
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선 발주 규모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고 하지만 한화오션만 지난해 수주를 하지 못한 점은 결국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수주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오션은 현재 2년6개월 치 수준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어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현재처럼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선별수주 전략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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