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HMM 김경배 호(號), 팬오션과 손잡아 새해 기대되는 '두마리 토끼'는

남지완 기자 입력 : 2024.01.01 07:00 ㅣ 수정 : 2024.01.01 07:00

대규모 벌크 선단 보유한 팬오션 노하우, HMM에 심어
양사 기술 교류로 업그레이드된 ‘디지털 트윈’ 기대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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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국적선사 HMM(옛 현대상선)이 하림그룹 계열 해운업체 팬오션과 한솥밥을 먹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는 HMM과 팬오션 협업으로 △팬오션의 벌크선 운영 노하우 습득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 등 시너지 효과가 두드러질 것으로 풀이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팬오션은 건화물을 운송하는 벌크선 사업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용선(빌린 선박)과 자체 선박을 포함해 200여척이 넘는 대규모 선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수 십 년 간 이어진 벌크선 운영 노하우도 보유해 이러한 기업 역량이 고스란히 HMM에 전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HMM은 컨테이너선을 주로 활용한 해상운송 서비스를 펼쳐 팬오션과 다소 차이가 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다만 HMM은 오는 2026년까지 55척의 벌크선단을 확보할 계획이다. 2023년 3분기 기준 HMM은 벌크선 11척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HMM은 중장기적으로 보다 숙련된 벌크선 운영 전략이 필요하며 팬오션의 협업이 이를 돕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HMM과 팬오션 모두 디지털 기술을 선박에 적용해 디지털 기법을 활용한 선박 운영 효율화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특히 두 회사 모두 디지털 트윈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향후 대규모 선단 정보와 기술 공유를 통해 보다 수준 높은 디지털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에 있는 사물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서 구현하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해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실행해 여러 가상 상황에서 선박 안전 테스트와 원격 관리를 할 수 있다. 

 

명지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HMM이 팬오션 산하에 들어가면 컨테이너와 벌크를 아우르는 초대형 선사가 탄생한다”며 “HMM 사업 계획에 벌크선 선대 확장이 포함돼 팬오션과의 통합 운영으로 효율화, 규모 확대에 따른 경쟁력 상승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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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은 오는 2026년까지 벌크 선대를 55척까지 확보하겠다고 중장기 비전을 공개했다. [사진=HMM]

 

■ HMM, '새 효자' 될 벌크선 사업 역량 강화에 기대감

 

HMM은 보다 중장기적으로 탄탄한 글로벌 선사로 거듭나기 위해 벌크선 선대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특히 HMM은 벌크 선대를 오는 2026년까지 55척으로 늘려  해운업황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지난 2022년 7월 밝혔다. 이는 컨테이너선 업황에만 의존하지 않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수익성을 끌어 올리겠다는 의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난 2020년 유행해 해운 물류난이 발생했고 이에 많은 선사들이 대규모 물량의 컨테이너선을 조선사에 발주했다. 일반적으로 컨테이너선을 건조하는 데에는 2~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컨테이너선 공급 증가율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전세계 컨테이너선 공급 증가율은 약 8%이며 △2023년 약 12%  △2024년 약 13%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같은 공급 증가율 상승은 해운운임을 크게 떨어뜨렸다. 이에 따라 HMM을 비롯한 글로벌 컨테이너선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22년과 비교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컨테이너선 공급 증가율에 따른 경영난은 앞으로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는 위기"라며 "HMM은 컨테이너선 외에 벌크선을 적극 활용해 글로벌 선사로 도약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MM의 지난해 3분기 IR 자료에 따르면 HMM은 11척의 벌크선을 보유하고 있다. HMM은 이를 활용해 2023년 3분기 매출액 9198억원, 영업이익 1489억원을 확보해 영업이익률이 16.1%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분기 컨테이너선 사업의 영업이익률 7.2%를 웃도는 성적표다.

 

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선 업황이 좋지 않을 때 벌크선 사업이 효자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며 "HMM 선대 규모가 커질수록 팬오션과의 중장기적 교류는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팬오션은 2023년 3분기 기준 용선 벌크선 121척, 자체 벌크선 80척을 운영해 국내 최대 벌크선사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이는 HMM이 보유한 벌크선 규모의 약 20배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HMM이 하림그룹에 편입되면 팬오션과 글로벌 화주의 네트워크를 공유할 수 있고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유류비 등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글로벌 화주와의 네트워크 공유가 가능해지면 HMM은 보다 효율적인 선단 운용이 예상된다.

 

철광석, 석탄, 곡물 등 건화물을 운송하는 벌크사업은 특성상 글로벌 경제 상황에 맞춰 적재적소에 선박이 운영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HMM과 팬오션이 협력해 충분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이를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단기운송계약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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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의 디지털 트윈 기술 가안도 [사진=삼성중공업]

 

■ 양사 기술 교류로 디지털 트윈 기술 첨단화 예상

 

HMM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스마트 선박 운용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선박이 직면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미리 점검하고 이에 따른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HMM은 해마다 기술 개발에 전념해 오는 2030년까지 디지털 트윈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한편 팬오션은 지난 9월 삼성중공업과 선박운항 효율 극대화를 위해 디지털 플랫폼 공동연구를 위한 ‘포괄적 디지털 솔루션 개발 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MOU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2024년 1월 자체 개발한 '디지털 트윈 기반 선박 관리' 플랫폼을 팬오션이 보유 중인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에 탑재해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두 회사가 추진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은 지능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선박 운항정보를 실시간 분석해 선박 내 모든 시스템 성능과 장비를 통합 관리하는 데 활용된다. 이에 따른 선박 운영 최적화로 운영비용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팬오션과 삼성중공업은 디지털 기술 확대 적용을 위한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LNG운반선 외에 다양한 선종(선박 종류)에서 관련 기술이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HMM이 확보한 다양한 디지털 트윈 기술 사례는 컨테이너선 위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반면 팬오션은 LNG운반선 등 컨테이너선 이외 선종에 특화된 디지털 트윈 기술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디지털 트윈 기술이 보다 정교화 되고 현장에 적용되려면 보다 다양한 사례 수집이 필요하다”며 “이에 따라 향후 HMM과 팬오션이 한 지붕아래 기술력을 교류한다면 보다 높은 수준의 디지털 트윈 기술이 도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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