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HMM 인수 우려, 김홍국 하림 회장 “문제없다”…계열사 쥐어짜기 할까

서민지 기자 입력 : 2023.12.23 06:00 ㅣ 수정 : 2024.03.06 12:36

양재‧익산 물류센터 증설에 이어 HMM 인수까지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
업계와 정치권에서는 6조4000억원 인수 자금력에 ‘승자의 저주’ 우려 뿐
해운업계 하강 국면 겹쳐 하림에서 번 돈 인수자금에 써야할 판
하림 관계자 "HMM 인수 관련 할 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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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본사 전경. [사진=서민지 기자]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하림이 HMM을 인수했지만 자금 조달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김홍국 하림 회장이 최근 직접 나서서 "우려 없다"고 밝혔지만, 상황이 녹록한 편이 아니다. 6조4000억원이라는 인수 자금에 비해 하림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턱없이 부족하고 해운 업계가 최근 하강 국면에 접어들어 경영 난제가 예상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림이 운영하는 해상화물운송업 팬오션과 JKL파트너스가 HMM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림지주는 입장문을 통해 "HMM과 팬오션은 컨테이너-벌크-특수선으로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어,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황도 충분히 타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물류센터 운영과 팬오션 인수에 이어 하림은 현재 익산 공장 부근 물류센터를 증설하며 연말 완공을 목표로 두고 있다. 하림이 세계 8위 해운 회사인 HMM까지 인수해, 식품 생산부터 국내외 유통과 물류까지 해결할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이다. 

 

HMM 인수와 관련해 김 회장은 한 매체를 통해 "자금 준비를 이중삼중으로 안 하고 하겠느냐"고 물으며 "자금 우려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자신만만한 태도와 달리 업계는 하림에게 놓인 상황을 보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선박 물동량이 감소하며 해운업이 하강 국면에 접어든 점과 HMM 노조 반발, 무엇보다도 인수 자금 조달 문제로 하림이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반응은 좋지 않다. 1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안병길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우선협상자로 지정된 기업이 전문성이 없는 것 같다"며 "내년부터 해운업계가 굉장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과연 HMM을 살려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도 "승자의 저주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장관이 된다면 주도면밀하게 매각 계획을 살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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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국 하림 회장 [사진=하림, HMM / 사진편집=뉴스투데이 강선우]

 

김 회장은 "팬오션이 2~3조원 규모로 증자할 계획이며 하림지주가 이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림은 6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HMM 인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계열사를 활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 방법이 장기적으로 하림의 경영 체력을 무리하게 깎을 수 있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서는 하림이 HMM을 인수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맺은 JKL에서 7000억원을 받고 금융을 통해 2~3조원을 조달하고 팬오션의 영구채 발행과 대규모 유상증자로 매각대금을 지불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하림지주가 팬오션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림지주가 팬오션의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3조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1조6400억원은 담당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림의 올해 실적은 좋지 않다.  3분기 누적 순이익 1817억원을 기록했고 지난 9월 기준 하림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662억원에 불과하다. 현 상황에서는 인수자금을 감당하기에는 매우 버거운 상황이다. 그동안 하림이 얼만큼 현금성 자산을 비축해왔는지가 관건이다. 

 

무엇보다도 해운 업계는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하림이 HMM을 인수하고 불황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운 업체의 실적과 직결되는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월 5000에서 올해 800~1100까지 떨어졌다. 업황 악화에 따른 선사들의 이익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HMM 노조가 입장문을 내고 선상 시위까지 나서 하림은 인수에 반대하는 이를에 대한 설득 작업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 노조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HMM 노조는 "당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 14조원을 하림이 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하림은 벌어들인 수익을 모두 인수 자금으로 지출하면서 불황기까지 극복해야 할 삼중고에 처했다. 김 회장의 "우려 없다"는 말과 달리, 하림은 대내외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때문에 순탄치 않은 경영이 예상된다. 

 

HMM 인수와 관련해 하림 관계자는 본 기자와 통화에서  "HMM 인수 관련 할 말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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