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분 기자 입력 : 2023.12.14 07:58 ㅣ 수정 : 2023.12.14 12:53
올해 IPO 마지막 주자로 DS단석, 12월 22일에 상장 주관 '실적 1위'는 미래에셋증권, 2위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지난해 1위에서 올해는 막판 뒤집기로 4위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DS단석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순환경제 전문기업 DS단석이 다음주 상장을 마치면 이제 시선은 증권사 간 IPO 주관 성적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을 주관해 IPO 주관 실적 1위를 했던 KB증권은 올해 막판 힘쓰기에 들어갔지만 초반 실적이 없어 순위가 밀리는 등 자리변동이 생겼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유형을 불문하고 공모실적이 있는 신규 상장 수는 총 114개다. 상장을 앞둔 3종목과 스팩 2종목을 더하면 총 119개(코스피 5·코스닥 70·코넥스 코스닥 이전상장 7·스팩 상장 37)다. 2021년엔 114종목, 2022년 115종목으로 유사하다.
연초 현대삼호중공업, 케이뱅크, 오아시스 등이 대어로 주목됐지만 부진한 증시 상황에서 기업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렵자 상장을 연기나 철회로 돌렸다.
올해 IPO 시장 마감은 리츠(REITs)·스팩(SPAC)을 뺀 공모총액 기준 주관 실적에서 미래에셋증권이 1조2870억원을 거둬 1위에 올랐다. NH투자증권은 1조2421억원으로 그 뒤를 따랐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두산로보틱스(454910)와 에코프로머티(450080)리얼즈의 상장 주관을 맡았다. 이밖에 코스닥 시장에서도 스팩을 제외한 13건의 기업을 상장시켰다.
한국투자증권은 8598억원을 기록해 3위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보다 올해 상장한 기업수는 적지만, 공모총액은 지난해보다 64.7%나 뛰었다.
'전통 강자'들을 제치고 한때 2위에 올랐던 삼성증권(3005억원)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6위로 밀렸다.
지난 9월 초까지만 해도 한국투자증권의 IPO 주관 실적은 4079억원(10건)으로 1위였다. 다음으로 2위는 NH투자증권(2805억원·4건), 3위가 미래에셋증권(2444억원·8건)이었다.
KB증권도 주목할 만하다. KB증권은 지난해 압도적인 격차로 IPO 주관실적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9월까지 리츠·스팩 제외 IPO 주관 실적이 없었다가 막판 4분기 주관 실적을 거두면서 순위가 크게 뛰었다.
KB증권은 LS머트리얼즈(417200)와 DS단석 주관업무를 맡았다. 올해 IPO 시장 마지막 대어로 꼽힌 LS머트리얼즈가 상장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KB증권도 IPO 주관 순위 상위권인 4위(6394억원)에 올라섰다.
KB증권은 △디지털보안 기업 한싹(430690) △RF필터 파운드리 업체 쏘닉스(088280) △협동로봇 종합솔루션 업체 두산로보틱스(454910) △건축용 데크플레이트 제조사 에스와이스틸텍(365330) △업계 최초 탄소배출권 기업 에코아이(448280)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IPO를 성공시켰다.
KB증권 관계자는 “올해 HD현대마린솔루션(옛 HD현대글로벌서비스) 국내 단독 대표주관과 롯데글로벌로지스 공동주관 수임 등의 성과를 창출했다"며 "이러한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올해 상장 시장 온기가 IPO 시장에도 반영돼 다양한 기업들이 상장한 것으로 봤다. 실제 신규 상장 기업수는 2009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초 상장을 계획했던 대형 기업들이 관련 일정을 미루거나 취소하면서 올해는 중소형주들이 존재감을 드러냈다“며 ”공모시장은 내년에도 올해처럼 비슷하게 유지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IPO 시장이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 속에 내년에도 이 분위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앞서 케이엔에스(432470)와 LS머트리얼즈 등의 신규 상장 기업들이 증시 입성 첫날 연달아 ‘따따블(상장일 공모가 대비 주가 4배 상승)’을 기록하면서 공모시장이 뜨거웠다.
다만 후반 들어 공모시장이 열기를 되찾았으나, 지난달 파두(440110)의 '깜깜이 실적' 논란으로 IPO 시장이 또다시 얼어붙는건 아닌지 우려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내년 IPO 시장 역시 조(兆)단위 기업들의 상장이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내년에도 증시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IPO 시장 분위기가 내년에도 이어질지 미지수라는 분석에서다.
특히 공모시장에서는 지난 6월 금융당국이 IPO 시장 신뢰도·건전성 제고 일환으로 제도 변화를 준 점에 주목했다. 기존 신규 상장 종목 주가는 공모가의 63∼260% 범위에서 등락했으나 공모가의 60∼400%로 범위가 넓어졌다.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허수성 청약 방지 등 IPO 시장 건전성 제고 방안'에 대한 후속 조치였다.
기존 공모주의 경우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00%로 결정된 후 가격 제한 폭인 30%까지 올라 상한가 마감)'이 되면 거래가 제한되면서 신규 상장 기업의 균형가격을 알 수 없는 데다, 가격변동 제한으로 인위적 매수 주문이 가능해 '상한가 굳히기' 문제도 제기돼 왔다.
상한가 굳히기는 일부 세력이 상한가 종목을 빠르게 매수·유지한 뒤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하면 던지면서(매도) 시세 차익을 챙기는 비정상거래다.
이번 조치로 상장 후 ‘따상’과 ‘따상상(따상 다음날도 상한가)’이 이어지면서 주가가 급등하다 급락하는 사례를 줄일 수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이 앞으로는 주관을 맡은 증권사의 역할과 책임도 강화시키는 목적을 심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며 ”내년 시장이 아직은 전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여러 측면에서 기대감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