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도입 임박…자동차보험료 인하 경쟁 불 붙을까
보험업계-핀테크업계 11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협약 맺어
손보업계, 플랫폼 중개 수수료 반영한 새로운 요율 마련 중
보험사 "플랫폼 중개 수수료 감안하면 보험료 인상 불가피"
"중소형사 점유율 확대 위한 보험료 인하 경쟁 이뤄질 것"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빅테크 등 플랫폼을 통해 여러 보험사의 보험상품을 비교하고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보험비교‧추천 서비스가 내년 1월 출시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자동차보험료 인하 경쟁이 촉발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22개 생명보험사와 18개 손해보험사, 11개 핀테크사는 전월 1일 '플랫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의 원활한 준비 및 운영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4월 보험 소비자 편익 제고와 보험엽권 경쟁 촉진을 위해 '플랫폼의 보험상품 취급 시범운영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플랫폼을 통해 여러 보험사의 온라인 보험상품을 한눈에 비교하고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받아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가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이 제공할 수 있는 상품의 범위를 온라인 상품(CM)으로 한정했다. 구체적으로는 단기보험(여행자‧화재보험)과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저축성보험(연금 제외) 등이다. 아울러 펫보험, 신용생명보험 등 향후 시장 확대 가능성이 큰 상품도 포함됐다. 건강보험은 상품구조가 복잡해 불완전판매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금융위는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보험을 저렵하게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자동차보험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 내 실손보험과 여행자보험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어 저축성보험과 펫보험이 순차적으로 나올 전망이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상위 4개사가 시장점유율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으로 표준화돼 있어 비교‧추천 서비스가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보험사들은 비교‧추천 플랫폼에서 판매할 상품 가격에 플랫폼 중개 수수료를 반영한 새로운 요율을 만들 예정이다. 이달 중 보험개발원 검증을 마치고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등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에 새 요율이 반영될 예정이다.
보험사들은 중개 수수료를 감안하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플랫폼에 등록된 상품가격이 보험사 홈페이지에 비해 높을 경우 플랫폼을 통한 가입은 적을 수밖에 없어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플랫폼을 통해 상품과 가격을 비교한 뒤 각 사 홈페이지를 통해 보험상품에 가입하는 기형적 구조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또 보험사가 플랫폼 중개 수수료를 가입자에게 전가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CM의 경우 사업비 비중이 대면 채널에 비해 낮아 플랫폼 수수료율이 가격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빅테크나 핀테크 등 플랫폼 업체가 수수료율을 높게 책정한다면 소비자가 필요한 보장 대비 가장 저렴한 보험을 찾아 가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 도입 취지가 무색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4월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플랫폼이 보험사로부터 수취하는 수수료가 보험료에 전가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수료 한도를 설정한 바 있다. 자동차보험의 보험료 대비 수수료 한도는 4%대로 제한된다. 또 보험사와 플랫폼간 위탁계약서에 수수료 부과방식을 명확히 기재하도록 하고 계약서 외에 추가 수수료 등을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 수수료를 투명화하기 위한 조치도 마련했다.
하지만 이는 최대 수수료 한도일 뿐 실제 요율과 부과 방식 등은 업체 간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비교‧추천 플랫폼을 통해 보험료 인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중소형 보험사들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비교‧추천 서비스를 통한 고객 확보를 노리고 있다.
한 중소형 손보사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중소형사가 상위 4개사의 과점체제를 뚫고 점유율을 확대하려면 가격 인하 외에는 딱히 방안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일부 대형사의 경우 CM채널 자동차보험료가 중소형 손보사보다 낮은 경우도 있어 비교‧추천 플랫폼을 통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오히려 상위 4개사의 과점체제가 굳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고 접수와 출동, 보상 인력 등 인프라 측면에서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의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경우 가격 외에 인프라가 중요하다"면서 "상위사의 인프라가 하위사와 비교해 좋다는 것은 자명하고, 가격만을 이유로 다른 중소형사의 상품을 선택하는 가입자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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