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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위기' 기업은행 역할 커진다···‘자급 공급’ 성과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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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일 기자
입력 : 2023.12.11 08:24 ㅣ 수정 : 2023.12.11 09:32

중소기업 대상 대출 잔액 1년 만에 14조원 늘어
시중은행과 100조원 넘게 차이··점유율 23%대로
경기 둔화 위기에 중소기업 자금 공급 역할 성과
자산 건전성 악화는 부담··손실 흡수 능력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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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사진=IBK기업은행]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IBK기업은행이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1년 동안 약 14조원 이상 늘어나는 등 자금 공급 성과가 뚜렷하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로 대출 자산 곳곳에서 건전성 악화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11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31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217조7000억원) 대비 14조원 증가했다. 지난 2021년 3분기 말(201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30조3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자금 지원을 위해 설립된 국책은행인 만큼 여신 포트폴리오도 중소기업에 집중돼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총대출 잔액(285조7000억원) 중 중소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81.1%로 집계됐다. 이는 의무 비율인 70%보다 11.1%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올 3분기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20~130조원대로 형성돼 있다. 잔액 측면에서 봤을 때 기업은행이 100조원 이상 격차를 벌렸다. 올 3분기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시장에서 기업은행 점유율은 23.2%까지 확대됐다. 

 

최근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경기 둔화에 중소기업 경영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자금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신용도가 낮고 담보도 부족하기 때문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데, 기업은행의 ‘금융 안전판 역할’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대출 공급 뿐 아니라 이자 상환 유예 등 중소기업 경영 정상화 지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10월 가동한 ‘중소기업 리밸류업(Re:Value-Up)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생존·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은 최대 2년간 기준금리 초과분에 대한 이자를 유예하고, 이후 최대 5년간 나눠 부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경영 불확실성 돌파를 지원하고 있다. 

 

올 1월 취임한 김성태 기업은행장 역시 ‘중소기업 위기 극복 지원’을 핵심 경영 목표로 세우고 다양한 방안을 마련·시행 중이다. 김 행장은 전국 곳곳에 위치한 중소기업을 방문해 지원 현황을 직접 점검하며 추가 제도 마련도 주문하고 있다. 

 

기업은행이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에 적극 나서는 건 고무적이지만, 자산 건전성 악화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그동안 공급을 늘려온 중소기업 대출 곳곳에서 연체율 상승과 부실채권 증가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 3분기 말 기준 기업은행의 연체율은 0.64%로 전년동기(0.27%) 대비 0.37%p 상승했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이 같은 기간 0.27%에서 0.66% 치솟았다. 기업대출 중 건설업과 제조업 연체율은 각각 0.88%, 0.75%에 달한다. 

 

총여신에서 3개월 이상 연체돼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NPL)이 차지하는 비율도 올 3분기 말 1.01%로 1%를 넘어섰다. 지난해 말 0.85%에서 올 1분기 0.91%, 올 2분기 0.98% 등 우상향을 이어간 결과다. 올 3분기 말 4대 시중은행 NPL 비율이 0.22~0.27%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기업은행 건전성 악화는 두드러진다. 

 

기업은행의 자산 건전성은 주요 고객인 중소기업 업황과 동행할 수밖에 없다. 다만 경기 불확실성이 언제 해소될지 예단하기 어려운 게 문제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이달 업황 저낭 경기전망지수(SBHI)는 전월 대비 1.9p 하락한 78.8로 나타났다. 이 수치가 100 밑이면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도 당장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 확보가 필요해졌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업 3840억원, 가계 269억원을 비롯해 총 4412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올해 누적 충당금 전입액은 1조5198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동기(9454억원) 대비 60.8% 증가한 규모다. 

 

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미래위험에 대비한 손실흡수 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추가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했음에도 대손비용률은 0.67%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 저성장·고금리 지속에 따른 거래 중소기업의 경영여건 악화에 대비해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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