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공략’ 인터넷은행 출격 준비···시장 기대 부응할까

유한일 기자 입력 : 2023.12.08 08:26 ㅣ 수정 : 2023.12.08 08:26

삼쩜삼뱅크·소소뱅크 내년 인터넷은행 인가 준비 돌입
케이·카카오·토스뱅크 이어 ‘제4 인터넷은행’ 기대감↑
금융당국 과점 체제 해소 위해 사실상 진입 문턱 낮춰
업계 “시장에 자극 줄 것...경쟁 촉진, 고객 혜택 확대”
소상공인 공략 구상...일각에선 건전성·성장성 우려도
신용평가 고도화 통한 상환 능력 측정 능력 제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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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이르면 내년 중 국내 ‘제4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이 출범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 물밑에서 준비해온 기업·단체가 잇따라 인뱅 설립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은행권 과점 체제 해소 의지를 고려했을 때 내년이 인가 신청 적기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신규 플레이어 진입이 활발해지면 인뱅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다만 신규 사업자들이 공략 대상으로 내세운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금융 여력 약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일 것이란 평가도 있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세금 신고·환급 도움 서비스 ‘삼쩜삼’ 운영사인 자비스앤빌런즈는 내년 초 인뱅 예비인가 신청 완료를 목표로 컨소시엄 구성에 나섰다. 가칭 ‘삼쩜삼뱅크’다. 현재는 금융권 및 유명 플랫폼 등과 만나 구체적인 논의·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 2019년 인뱅 설립 고배를 마신 ‘소소뱅크’도 재도전 준비에 나섰다. 이달 11일 통합 컨소시엄 태스크포스(TF) 구축 후 내년 2월 금융당국에 예비인가를 신청하겠단 계획이다. 소소뱅크는 소상공인연합회 등 소상공인 주도로 추진되는 인뱅이다.

 

현재 은행권에는 3개의 인뱅이 영업 중이다. 출범일 기준으로 보면 2017년 4월 케이뱅크, 2017년 7월 카카오뱅크, 2021년 10월 토스뱅크 순이다. 삼쩜삼뱅크와 소소뱅크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인가를 받으면 제4, 제5 인뱅 출범이 현실화된다. 

 

이들이 거의 동시에 인뱅 시장 출사표를 던진 건 금융당국 정책 분위기와 관련이 있다는 평가다. 금융당국은 대형 시중은행 중심으로 기울어진 과점 체제 해소를 위해 경쟁 촉진 유도에 나섰는데, 관련 방안 중 ‘인뱅 인가 신청 상시 개방’이 담겼다. 인가 준비 일정에 대한 부담 해소로 은행업 진입 문턱을 낮추겠단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의지나 도전자들의 경쟁력을 봤을 때 신규 인뱅 출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자비스앤빌런즈의 경우 지난 2020년 5월 삼쩜삼 서비스 시작 이후 현재까지 약 1800만명의 고객을 모았다. 소소뱅크 역시 전국 소상공인들의 지지가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인뱅들도 잠재 경쟁자 출현을 마냥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경쟁이 활발해져 고객에 양질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인뱅 사용자 확대로 시장 내 점유율 제고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인뱅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처음 인뱅 출범 때 수수료 면제나 디지털 기술로 인해 시중은행들에 자극을 주는 효과가 있었다”며 “시장에 새로운 플레이가 나타나면 경쟁이 치열해지고 고객에 더 많은 혜택이 가는 걸 기대할 수 있다. 인뱅 수가 늘어나면서 시장에서의 목소리도 높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삼쩜삼뱅크와 소소뱅크는 ‘특화은행’으로 차별성을 갖겠단 구상이다. 이들은 인뱅 출범 후 주력 공략 대상을 설정했는데, 소상공인이 교집합에 들어간다.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차주들의 제도권 금융 진입을 돕겠단 계획이다. 

 

다만 최근 경기 둔화로 소상공인들의 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상환 능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중소기업의 연체율 상승은 전(全) 은행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소상공인·자영업자는 코로나 금융지원 같은 정책적인 조치가 적용이 된 상황에서도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며 “운전자금 부담이 워낙 크다보니 여기저기 문을 두드리는 차주들도 있다. 경기가 풀려 업황이 완화되기 전까지는 어려움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 은행 자산 건전성도 악화될 수밖에 없고, 결국 비용 부담에 억눌릴 수 있다. 포용금융 확대 차원에서 금리를 내리는 건 수익성 하락 문제와 충돌한다. 수익성이 떨어지면 성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소상공인 대상 영업에서 건전성과 수익성, 성장성을 모두 잡기 위해선 신용평가 능력 고도화 필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취약 소상공인들을 제도권 금융으로 올려놓은 뒤 안정적 여신 운용을 하기 위해선 철저한 상환 능력 측정이 전제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기존 인뱅 3사 역시 끊임없이 공들이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자비스앤빌러즈 관계자는 “지난 2022년 8월 나이스평가정보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올 초 대안 신용평가모델 개발 사업을 위한 데이터 분석을 시작했다”며 “이 과정에서 고객의 상환 능력을 면밀하게 평가할 수 있는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인했으며 이를 토대로 최적화된 신용평가모델의 기준을 만들기 위해 연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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