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검색
https://m.news2day.co.kr/article/20231206500184

‘모멘텀·컨센서스·PER·가이던스’…증권가, 어려운 용어 쉽게 만든다

글자확대 글자축소
임종우 기자
입력 : 2023.12.09 07:47 ㅣ 수정 : 2023.12.09 07:47

KB·신한證, ‘투자 용어’ 가이드라인 제시
고객 눈높이 맞춘 투자 콘텐츠 제공 방침
토스·카카오페이證, 초보용 콘텐츠 제공중
구어체 활용·용어 설명에 흥미 요소 첨가
콘텐츠 제공 채널 확대…“시너지 발휘”

image
[사진=일러스트야, 프리픽]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주변에서 주식을 추천받기도 하고 저도 관심이 가긴 하는데, 용어가 어려워서 선뜻 시작하기가 두렵죠. 이해도 안 되는데 괜히 들어갔다가 손해만 보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20대 투자 무경험자 A씨)

 

증권가가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을 위한 ‘용어 순화’에 나섰다. ‘MZ세대’처럼 젊은 층이나 주부, 고령층 등 다양한 투자자가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어려운 용어로 생긴 진입장벽을 낮추고 고객 친화적인 용어를 활용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쉬운 용어 사용 가이드라인을 제작했다.

 

KB증권은 지난달 27일 고객 눈높이에 맞춘 친화적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자사만의 글쓰기 대원칙이 담긴 ‘쉬운 언어 글쓰기 가이드’를 제작했다. 글쓰기 방향성과 원칙, 기존 어려운 금융용어의 대체 용어·표현 가이드를 제공해 어렵고 추상적인 전문용어가 아니라 친절하고 신뢰감 있는 ‘보이스앤톤’(전달 방식)으로 전달한다는 취지다.

 

해당 가이드는 리서치와 상품안내서, 오늘의 콕 등 KB증권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여러 콘텐츠 중 어려운 금융상품과 표현을 최대한 일상적인 언어로 바꿔 진입장벽 없이 일관되게 전달되도록 ‘사용자 중심’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예를 들어 ‘금리’의 경우 금리 변화 추이나 금리 동향 등 일반적 금리를 설명할 때는 ‘금리’를 활용하고, 발행어음과 환매조건부채권(RP),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각 상품의 구체적 실제 수익률을 설명할 때는 ‘약정수익률’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또 발행어음이나 CMA, 디폴트옵션 등 증권사 주요 상품들의 정의를 통일해 고객이 이해하기 쉽게 제공하고, 국립국어원 기준에 맞는 맞춤법과 띄어쓰기, 표기법 등과 더불어 혼동하기 쉬운 외래어와 올바른 높임말 등을 사용해 콘텐츠 신뢰도를 높이고 정확하게 전달하도록 정리했다.

 

최근에는 콘텐츠 주요 생산 부서 직원들이 ‘쉬운 언어 글쓰기 가이드’를 활용해 고객 친화적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교육도 진행했다.

 

하우성 KB증권 플랫폼총괄본부장은 “이번에 제작한 콘텐츠 언어 가이드를 기반으로 초보 투자자부터 MZ 투자자까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주식투자나 금융상품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고 더 친근하게 고객에게 다가가는 것을 목표로 향후 마블(M-able)을 포함한 비대면 채널의 문장 표현까지 고객 친화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이달 자사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인 ‘신한알파’의 언어를 고객 눈높이에 맞춘 ‘UX(사용자경험) 라이팅(Writing) 가이드’를 자체적으로 수립했다.

 

UX 라이팅 가이드는 고객이 MTS 신한알파를 이용할 때 영업점에서 전문가를 직접 만나 설명을 듣는 것처럼 이해하기 쉬운 글로 정리한 글쓰기 원칙이다.

 

이번 가이드라인 수립 과정에서 신한투자증권은 고객의 이익을 우선하고 고객의 관점으로 표현하는 ‘고객 중심 원칙’을 적용했으며, 이를 통해 임직원 누구나 고객지향적인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실용적 글쓰기 방법을 제공하도록 했다.

 

신한투자증권은 투자 용어가 어렵다는 고객의 의견(VOC)을 반영해 사용성 향상에 중점을 뒀으며, 현재 MTS 신한알파 3.0부터 적용되고 있다.

 

김장우 신한투자증권 디지털그룹장은 “UX 라이팅 가이드 수립으로 신한투자증권은 고객을 위한 바르고 쉬운 언어 지침서를 보유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객 중심 UX 라이팅을 지속 수행해 고객 친화적인 금융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image
핀테크 증권사들이 제공하는 독자 눈높이 콘텐츠. 토스증권 '알아두면 쓸모있는 주식 정보' 시리즈(왼쪽)와 카카오페이증권 '무지 쓸모있는 투자 소식' 시리즈. [사진=각 사 캡처] 

 

앞서 핀테크 전문 증권사인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은 서비스 출시 이후 초보 투자자들을 위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게시하고 있다. 주식투자를 간편하게 제공하겠다는 초기 설립 의도에 맞게 구어체와 단순화한 표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토스증권은 앱 내 ‘알아두면 쓸모있는 주식 정보’ 탭을 통해 최근 나타나고 있는 이슈를 독자 눈높이에 맞춰 가공 및 제공하고 있으며, 카카오페이증권도 ‘무지 쓸모있는 투자 소식’이라는 제목으로 투자 분야별 읽을거리를 내놓고 있다.

 

투자 용어들은 전문성이 짙고 해외에서 나온 개념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의미가 축약된 어려운 용어들이 그대로 활용되는 경우도 많았다. 효율적인 측면에서도 축약어를 활용하면 컨텐츠 작성 시간이나 길이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투자가 대중화되고 비대면 투자자도 증가하면서 용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모멘텀(상승 여력)이나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가이던스(기업 자체 전망치) 등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 직역에 한계가 있으나, 개념과 번역을 재정리하면 대체가 가능한 단어들도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투자 관련 단어들이 일상생활에서 활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전문성이 짙은 데다가, 해외에서 발생한 개념도 많아 번역에 어려움이 있어 그대로 활용하는 사례도 많다”며 “기존에는 투자 콘텐츠의 주 수요층이 자본시장에 익숙한 투자자들이었다면, 최근에는 신규 투자 유입으로 수요층이 다양해지면서 이 같은 진입장벽을 낮출 필요성이 대두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의 콘텐츠 제작 측면에서도 단어와 문장을 재정리하면서 혼선을 일으킬 수 있는 표현들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유튜브나 소셜 네트워크(SNS) 등 콘텐츠 제공 채널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도 이번 문장 간소화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뉴스투데이 & m.news2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많이 본 기사

ENG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포스트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이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