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11.20 07:05 ㅣ 수정 : 2023.11.20 07:05
하이·미래에셋證, 부동산 조직 개편 김진영 하이투자證 사장도 면직 처분 미래에셋證 부동산PF 사업부 7→4개 PF 연체율 17%대…노출액 28.4조원 “감축 일시적…IB 성장할 좋은 기회”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글로벌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며 국내 증권사들이 부동산 사업 부서를 재정비하고 있다. 이미 일부 증권사들이 부동산 조직을 축소시키면서 감축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부동산 사업 인력 축소가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오히려 일부 증권사에는 사업 역량을 확충할 수 있는 시기라는 의견도 나왔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이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조직 개편을 통해 부동산 관련 사업부를 축소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14일 부동산 영업조직 등에 대한 조직 개편과 인사를 통해 부동산 PF 관련 임원 3명을 면직 처분했다. 그중에선 하이투자증권 부동산 PF 사업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은 김진영 하이투자증권 투자금융총괄 사장이 포함됐다.
기존 총괄급 조직이던 부동산금융 부문은 대표이사 직속 4개실로 조정해 △프로젝트금융실 △구조화금융실 △부동산금융실 △투자금융실 등으로 개편됐다.
또 투자심사 업무와 독립성 기능 강화를 위해 대표이사 직속의 투자심사실이 신설됐으며, 기존 리스크관리본부의 리스크심사부와 사후관리실은 각각 투자심사부와 사후관리부로 명칭이 바뀌고 투자심사실에 편제됐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인사 및 조직 개편은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대내외 불확실한 사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자 부동산금융 부문의 영업 조직을 효율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조직 개편을 통해 부동산PF 사업부를 기존 7개에서 4개 본부로 통폐합했다.
기존 7개 본부는 기존 투자개발부문과 프로젝트금융부문 산하에 각각 3개 본부와 인프라금융본부를 합친 형태였다. 하지만 이번 개편으로 투자개발부문과 프로젝트금융부문은 대체투자금융부로 통폐합됐으며, 산하에 3개 본부만 남기고 인프라금융본부를 유지해 총 4본부 체제가 됐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국내 부동산과 미국·유렵발 부동산 리스크 본격화로 연말 인사 시즌을 앞두고 증권가에선 부동산 조직 손보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증권사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은 28조4000억원으로, 연체율은 약 17.3% 수준이다. 해당 기간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자산을 포함한 고정이하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53.7% 급증한 3조7494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다만 부동산 사업 부문이 중권사의 주요 수익원인 데다가, 아직 IB(투자금융) 부문에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증권사도 많아 이 같은 부동산 사업 부문 축소가 일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부문이 증권사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시장 회복 시 반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악화 및 고금리 지속으로 일부 증권사들이 부동산 사업부를 축소하고 있으나,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보이며 업계 확산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IB(투자금융) 및 기타 수익은 전 분기보다 각각 20.2%와 17.5% 증가했으며 부동산 PF 영업 역시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우 연구원은 “부동산 PF 시장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회사별 리스크 관리 역량에 따라 실적에 대한 충격은 상이할 것”이라며 “이번 부동산 시장 위기가 일부 증권사에는 IB 부문 성장의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