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10.19 10:34 ㅣ 수정 : 2023.10.19 10:34
한은 금통위, 현 3.50% 기준금리 6연속 동결 美 연준, 추가 인상 불투명…"내부 회의론 有" '매파' 이면에 경기 우려도…"금리 반락 가능" 중앙은행 정책 민감도 높아진 증시 주시해야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시장 전망대로 국내 기준금리가 6회 연속 움직이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선 '매파적 동결'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여전히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가능성은 있지만,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을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 정책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시기인 만큼 향후 정책 기조를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9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국내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로 결정했다. 올해 1월 현재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한 뒤 6회(2·4·5·7·8·10월) 연속 동결이다.
시장에선 인플레이션 경계심리와 가계 부채, 중동 지정학적 이슈 등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5~11일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90%는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금리 동결에는 특히 물가 불확실성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전년 동기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7월 2.3%로 내려왔으나, 지난 8월(3.4%)과 9월(3.7%)에 재차 3%대로 반등했다.
게다가 이달 벌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의 분쟁으로 국제유가의 상방도 높게 열린 상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통화정책도 방향성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공개된 점도표에선 연내 한 차례의 금리 인상과 내년 두 차례의 금리 인하가 점쳐졌다.
하지만 이·팔 분쟁 불확실성과 미국채 금리 상승이 유사 긴축의 효과를 내면서 연준의 금리 동결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가 점진적으로 디스인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해 물가 안정에 다가가고 있으나, 타이트한 에너지 수급이 물가 안정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 중"이라며 "대중교통 등 공공서비스 부문도 물가 둔화 지연을 부추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 연구원은 "미국채 금리의 등락으로 연준 인사들이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급격한 원화 약세에 의한 증시 및 채권시장에서의 자본 유출이 현실화되지만 않는다면, 금리 인상 필요성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증권가는 한은이 지난 금통위와 마찬가지로 시장에 매파적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미 자본시장이 매파적인 입장을 상당 부분 반영하는 등 예측 가능한 범위라는 점에서 오히려 시장금리가 단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오히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언급했듯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성장의 하향 조정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면 시장은 물가보다 성장 우려에 주목해 금리가 반락할 수 있다"며 "환율이 시장금리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총재의 발언은 현재 시장금리에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반영됐다고 인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앞서 진행된 금통위들이 증시에 제한적인 영향을 준 것과 비교해 현재는 주목도가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앙은행 정책 민감도가 높은 시기이므로, 금통위도 오늘 증시의 관전 포인트"라며 "지난 FOMC에서의 연준 행보처럼 매파적인 메시지를 보낼지 여부에 국내 시장참여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