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 회복 기대감 솔솔…거래소 실적 반등할까

임종우 기자 입력 : 2023.12.01 08:26 ㅣ 수정 : 2023.12.01 08:26

1BTC 3만8000달러선…지난해 5월 이후 최고
블랙록·피델리티 등 가상자산 현물 ETF 기대
"내년 1BTC 5만달러 간다"…10만달러 전망도
거래소 실적 '찬바람'…빗썸·코인원 적자 지속
선결 과제 시장 신뢰 제고…"KEY는 신규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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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리픽]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지난해 시장의 외면을 받으며 위축됐던 가상자산 시장이 연말 들어 점진적인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금리 피크(고점) 기대감 등 매크로(거시경제) 환경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가능성에 힘입어 회복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내년 1비트코인(BTC)이 5만달러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내년 말 10만달러를 돌파할 수도 있다는 의견까지도 제시되고 있다.

 

이에 거래 시장 위축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실적도 살아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최근 들어 코인마켓들이 줄지어 폐쇄를 결정하고, 여전히 '김치 프리미엄'이 발생하는 등의 불안 요소가 남아 있다는 점은 우려로 작용하고 있다.

 

■ 비트코인, 지난해 5월 이후 '최고가'…현물 ETF 기대감 확대

 

1일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1BTC는 3만7000~3만8000달러선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25일 1BTC당 3만8415.34달러를 기록하며 연고점을 찍은 비트코인은 이후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1BTC가 3만8000달러선을 웃돈 것은 지난해 5월 5일 이후 처음이다.

 

대표적인 가상자산 비트코인은 2021년 11월 10일 역대 최고가인 6만8789.63달러까지 치솟은 이후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 등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왔다.

 

특히 연준이 기준금리를 4연속 인상한 지난해 7월에는 2만달러선이 무너졌고, 기준금리가 4%까지 오른 같은 해 11월에는 1만5000달러선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글로벌 물가 지수가 안정화되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자 점진적은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이에 올해 1월 2만달러선을 회복한데 이어 지난 4월 3만달러선을 웃돌기 시작했다.

 

시장에선 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된 가운데, 최근에는 해외 자산운용사들의 가상자산 현물 ETF 신청이 이어지면서 가상자산 시장 강세를 견인하고 있다.

 

앞서 미 연방항소법원은 지난 8월 디지털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인베스트먼트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을 거부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결정에 대해 재검토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후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퍼지면서 비트코인도 본격적인 상승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지난 6월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추진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고, 이어 지난달에는 대표적인 알트코인(대체 가상자산) 이더리움의 현물 ETF 상장을 공식 신청했다.

 

이외에도 피델리티와 인베스코 등을 포함해 최소 13개 이상의 자산운용사가 가상자산 현물 ETF 출시를 준비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2024년 비트코인 5만달러 도달한다"…내년 말 10만달러 전망도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단기적인 기술적 지표도 우호적인 전망을 지지하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신퓨처스의 최고경영자(CEO)인 레이첼 린은 이달 만기를 앞둔 비트코인 콜(매수) 옵션의 상당 수가 4만~5만달러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암호화폐 공포 및 탐욕 지수는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1년 11월 이후 약 2년 만인 지난 11월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호전망이 동일하게 제시되고 있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가상자산 보고서를 통해 "내년 예상되는 매크로 흐름과 ETF 출시 효과, 비트코인 실수요를 고려하면 MV·RV 비율(코인 시가총액을 실현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은 최소한 2019년에 기록한 2.6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가정을 적용하면 내년 상반기 비트코인 가격은 5만달러 수준 이상에서 안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임 연구원은 "내년 가상자산 시장을 이끌어 갈 트렌드는 내러티브(특정 자산이 오르는 이유)를 숫자로 증명할 수 있는 금융과 블록체인의 결합"이라며 "가상자산을 제도권 내로 편입하려는 시도와 금융을 디지털 전환 목적으로 블록체인에 올리려는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봐야 하며, 그중 토큰화 기술은 가상자산 시장 사이클을 이끌 핵심 테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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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영증권]

 

최근에는 영국계 다국적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가 내년 말 비트코인이 10만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제프 켄드릭 SC 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를 내고 "비트코인 반감기와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승인으로 내년에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며 "반감기는 BTC 공급을 제한하고 수요를 증가시켜 가격 상승을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BTC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주기적 이벤트로, 지난 반감기는 2020년 5월이었다. 다음 반감기는 내년 5월경으로 예상된다.

 

켄드릭 연구원은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가 승인되면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쉽게 투자할 수 있어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 거래소는 여전히 '찬바람'…신규 유입 위한 선결 과제 '신뢰 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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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한편,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주요 거래소 중 업비트를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는 지난 3분기 매출액이 19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9.6% 줄어든 1018억원, 당기순이익은 81.6% 급감한 295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두나무의 매출 하락은 가상자산 투자 시장 부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특히 당기순이익은 가상자산 시세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에 기인한 상황이다.

 

빗썸 운영사인 빗썸코리아는 올해 3분기 매출액이 3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1%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약 6억원으로 지난 2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시현했다.

 

코인원도 지난 3분기 37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다. 지난 2분기까지 8억원대였던 누적 순손실은 올해 3분기 들어 80억원대까지 늘어났다.

 

일각에선 국내 거래소들의 실적은 올해 4분기 반등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 호황에 힘입어 거래대금이 증가할 수 있고, 자사가 보유한 가상자산의 재평가도 가능해서다.

 

하지만 업계에서 실적 반등의 열쇠로 보고 있는 신규 투자자 유입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시장에 큰 충격을 일으킨 테라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재판이 여전히 진행 중이고, 투자자 보호와 거래소 규제 등의 내용을 담은 관련 법률도 아직 온전히 마련되지 않는 등 선결 과제인 투자자 신뢰 제고가 필요한 상황이다.

 

원화마켓 진입이 불발된 코인마켓(코인과 코인간 거래만 지원하는 거래소)들의 연이은 폐쇄도 시장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지난달 코인마켓 캐셔레스트와 코인빗이 폐업을 결정했고, 또 다른 코인마켓인 한빗코도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전 세계 시세 대비 국내 거래소에서 코인 가격이 비교적 높게 형성되는 '김치 프리미엄' 문제도 국내 거래소 이용 매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바이낸스에 따르면 이날 업비트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표시되는 시세 대비 3~4% 사이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최근 거래소들은 시장 신뢰도를 높이고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블록체인 서비스 대중화와 '웹3' 시대 가속화를 중점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투자자들의 거래대금 증가도 중요하지만, 실적 개선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규 투자자 유입"이라며 "시장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커뮤니티 등을 개설해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은 시도가 가상자산 시장 회복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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