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재택근무를 바라보는 근로자와 기업들의 동상이몽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경제신문이 지난 달 발표한 2023년 스마트워크 경영조사에 의하면 전체 근무시간 중 재택근무 비율이 20% 미만이라고 답한 기업은 53.6%로 작년 대비 18.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에 진행했던 CEO 100인 설문조사에서도 주 5일 및 주말 포함 전일 출근제로 운영 중인 기업 비율은 3월 조사 때보다 배 이상 증가한 11%에 달해 올해 들어 일본 기업 사이에서는 재택근무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확연해졌다.
한 예로 GMO 인터넷그룹은 주 3일 출근 방침을 올해 2월에 전면 폐지하고 전일 출근제로 전환했고 TOYO TIRE 역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독감, 수두, 풍진과 같은 5급 감염증으로 분류된 올해 5월 8일 이후 전일 출근제로 돌아왔다.
조직 및 인력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퍼슬 종합연구소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충분한 투자와 재택근무 환경을 갖추지 않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생산성 변화에 대한 검증없이 사무실 복귀를 서두르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참고로 퍼슬 종합연구소가 도출한 이상적인 재택근무 비율은 35.7%다.
이처럼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일본의 경제와 사회활동이 원래 모습을 되찾으면서 재택근무는 점차 과거의 유행이 되려 하고 있지만 여전히 출근과 재택근무를 함께 활용하고 싶은 직장인들은 많고 이들의 사기를 꺾지 않기 위해 재택과 출근을 혼합한 하이브리드형 근무환경을 정착시키려는 기업들도 존재한다.
이들 기업은 회사 밖에서 업무를 수행할 경우의 편의성과 보안성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는데 NTT의 경우 독자적인 보안망을 구축한 제로트러스트 시스템을 올해 안에 그룹 전체에 도입 예정이고 후지필름 홀딩스도 회사 밖 어디서든 장소와 보안에 구애받지 않는 원격근무 환경을 조성하여 직원들의 업무자유도를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사무실 복귀가 이미 대세가 되어버린 만큼 도심의 사무실 공실률은 뚜렷한 감소세로 돌아섰다.
부동산 중개기업 미키상사(三鬼商事)가 지난 달 9일 발표한 10월의 도쿄 주요 5개 지역(치요다, 주오, 미나토, 신주쿠, 시부야) 사무실 공실률은 전월보다 0.05포인트 낮은 6.1%를 기록했다. 이는 4개월 연속 하락한 결과인 동시에 2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중소 규모의 사무실 이전과 확장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부동산 중개기업인 산코부동산(三幸エステート) 역시 신축 건물들의 대형사무실 공급도 줄어들은 상황이기 때문에 공실률이 증가할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면서 기업들의 오프라인 사무실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코로나와 재택근무가 한창일 때도 결재서류에 도장을 찍기 위해 사무실로 출근할 정도로 아날로그를 놓지 못하는 일본의 업무환경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지금까지 용케 재택근무를 유지했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