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30대 상무·40대 부사장'…삼성 이재용 호(號), '3040 젋은 피'로 세대교체

전소영 기자 입력 : 2023.11.30 05:00 ㅣ 수정 : 2023.11.30 05:00

S/W 전문가·차기 신기술 R&D 인력 대거 승진해 미래 성장동력 강화
삼성 미래 먹거리 AI와 폴더블 스마트폰 분야 경쟁력 향상에도 주력
삼성, 이번 인사로 '안정·미래'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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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손태용 VD사업부 마이크로 LED팀장(부사장), 양병덕 MX사업부 디스플레이그룹장(부사장), 김성은 MX사업부 스마트폰개발2팀장(부사장)  [사진 = 삼성전자 및 연합뉴스/뉴스투데이 편집]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삼성전자가 사장단에 이어 임원 인사를 단행해 2024년 주요 정기 인사를 예년보다 발 빠르게 마무리했다. 

 

인사 규모는 지난해 187명에서 올해 143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S/W(소프트웨어) 전문가 및 차기 신기술 연구개발 인력 승진’이라는 지난해 인사 기조와 비슷하게 ‘성장 잠재력’과 ‘젊은 인재’에 방점을 둔 내실 있는 인사가 이뤄졌다.

 

특히 S/W 전문가 및 차기 신기술 연구개발 인력을 대거 승진해 미래 핵심 성장동력을 강화했다. 또한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 등 젊은 리더를 과감하게 발탁해 세대교체를 가속화했다. 

 

이는 안정과 미래동력을 밑바탕으로 한 사장단 인사와 결을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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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3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에 단행된 2024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 51명, 상무 77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4명 등 총 143명이 승진했다. 이번 인사는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해나갈 수 있는 인재 기용에 집중했다.

 

우선 삼성전자는 경영 성과와 성장 잠재력을 갖춘 리더들을 중심으로 승진시켜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DX(디바이스 경험)부문에는 △손태용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마이크로(Micro) LED(발광다이오드)팀장 부사장 △김성은 MX사업부 스마트폰개발2팀장 부사장 △임성택 DA(생활가전)사업부 에어 솔루션(Air Solution)개발그룹장 부사장이 발탁됐다.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에는 △강동구 메모리사업부 플래시(Flash)설계2팀장 부사장 △김일룡 시스템 LSI(대규모 집적회로)사업부 제품기술팀장 부사장이 승진했다.

 

특히 S/W 혁신을 주도한 전문가와 차기 신기술 분야 인재들이 대거 승진 대상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DX(디바이스경험)부문 승진자는 △이주형 CTO(최고기술책임자) 삼성리서치 글로벌 AI(인공지능) 센터 Methods(메소드)팀장 부사장 △양병덕 MX사업부 디스플레이그룹장 부사장으로 삼성의 미래 먹거리 AI와 폴더블 스마트폰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인사로 평가된다. 

 

이주형 신임 부사장이 몸담은 삼성리서치 글로벌 AI 센터는 2017년 11월 삼성전자 산하에 구축된 통합 연구조직으로 AI 관련 선행 연구를 맡고 있다. 

 

AI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래 중장기 전략에 직접 관여할 만큼 관심이 큰 분야다.

 

이재용 회장은 AI 선생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한국(서울) △영국(케임브리지) △캐나다(토론토와 몬트리올) △러시아(모스크바) △미국(실리콘밸리와 뉴욕) 등 전 세계 7개 지역에 글로벌 AI 센터를 두는 등 일찍부터 선행 기술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주형 신임 부사장은 AI 알고리즘 설계 전문가다. 그는 자체 생성형 언어·코드 모델 개발을 이끌고 선행연구와 전략 방향 수립을 주도해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했다.

 

양병덕 신임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새로운 10년 미래 먹거리라고 부르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겨냥한 인사다.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과 미국 IT(정보기술)업체 모토로라 등이 최근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이기 시작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는 모습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한 삼성전자는 초기시장을 선점해 글로벌 시장에서 대중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양병덕 신임 부사장은 갤럭시 스마트폰의 펀치홀과 UDC), 야외 시인성 개선 기술을 갖춰 폴더블에 S-Pen 솔루션을 적용하는 등 갤럭시 폴드 시리즈 대세화에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다.

 

이에 따라 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앞세운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DS부문에는 △현상진 CTO 반도체연구소 차세대공정개발실장 부사장 △김병승 시스템LSI사업부 CP S/W개발팀 상무가 발탁됐다. 이는 삼성전자 사업의 핵심 축인 반도체의 초격차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이 회장의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상진 신임 부사장이 맡고 있는 반도체 공정 경쟁력은 향후 반도체시장의 주도권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영역으로 매우 중요하다. 

 

최근 삼성전자는 후공정으로 불리는 ‘반도체 패키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특히 AI 등 고성능 반도체를 제조하는 데 사용되는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 개발에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올해 초 이재용 회장은 삼성전자 천안캠퍼스와 온양캠퍼스를 직접 찾아 경영진 간담회를 열고 차세대 패키지 경쟁력과 연구개발(R&D) 역량, 중장기 사업 전략 등을 점검했다.

 

김병승 신임 부사장 속한 시스템LSI사업부는 반도체 제품의 특성 평가·분석에 필요한 테스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설계·공정에서 불량 검출과 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즉 제품 신뢰성과 품질에 관여하는 만큼 경쟁력 확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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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태상 생산기술연구소 스마트팩토리팀장 부사장, 손왕익 MX사업부 스마트폰개발1그룹 상무, 박세근 메모리사업부 DRAM PA1팀 부사장, 황희돈 CTO 반도체연구소 플래시 공정개발팀 부사장 [사진 = 삼성전자 및 연합뉴스/뉴스투데이 편집]

 

성장 잠재력을 갖춘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 승진도 눈길을 끈다.

 

올해는 30대 상무 1명과 40대 부사장 등 총 11명이다. 30대 상무 3명, 40대 부사장 17명을 기록한 지난해보단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젊은 인재 발탁’ 기조를 유지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DX부문에는 △박태상 생산기술연구소 스마트팩토리팀장 부사장 △손왕익 MX사업부 스마트폰개발1그룹 상무가 발탁됐다. 

 

박태상 신임 부사장은 폴더블 등 전략제품에 적용된 부품 개발과 기술고도화에 기여하고 제조·물류·로봇 자동화 및 지능화를 주도해 사업 성과에 공헌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손왕익 신임 상무는 H/W(하드웨어) 개발 전문가다. 스마트폰 갤럭시 S 시리즈의 선행 개발을 이끌고 혁신기술 및 특허기술을 다수 확보해 제품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한 인물이다.  

 

DS부문에는 △박세근 메모리사업부 DRAM PA1팀 부사장 △황희돈 CTO 반도체연구소 Flash공정개발팀 부사장이 승진했다.

 

박세근 신임 부사장은 세계 최초 12나노급 DRAM 양산과 현존 최대 용량 DDR5 개발에, 황희돈 신임 부사장은 9세대 V낸드 완성도 향상에 기여한 점이 승진에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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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 사 / 그래픽=뉴스투데이]

 

임원 인사에서도 드러나듯 삼성전자의 올해 정기 인사 방향은 안정과 미래동력이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인사 시즌을 앞두고 재계 전반에서 ‘안정 속 변화’를 추구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7일 2023년 하반기 대표이사와 사장단 임원 인사를 단행했는데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 2곳 대표만 교체됐다. 

 

LG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며 변화를 꾀했다는 분석이 우세했지만 주력계열사 CEO(최고경영자) 대부분을 유임시켰다는 점에서 안정 속 변화라는 시각이 나온다.

 

다음 달 초 인사가 예상된는 SK그룹은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장동현 SK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등 부회장단 체제 유임 여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SK그룹은 지난해 주요 계열사 수장을 대부분 유임하며 안정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그러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변화를 거듭 강조해온 만큼 일부 변화를 주며 안정과 변화를 동시에 가져갈 가능성도 있다.

 

재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올해는 전반적으로 성과주의를 밑바탕으로 성장 잠재력과 미래 준비에 방점을 둔 인사가 예상된다”며 “대내외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안정적인 경영체제를 유지하는 동시에 미래 준비를 위해 성장을 염두에 둔 인사 변화를 병행하는 분위기”라고 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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