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깜짝실적 엔비디아를 둘러싼 2대 악재 ‘중국변수와 이스라엘-팔 분쟁’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엔비디아가 3분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정작 주가는 미끄러지고 있다. 미국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추가규제에 대한 우려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전쟁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추수감사절 휴장을 하루 앞둔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장보다 2.46% 하락한 487.16달러에 장을 마쳤다. 전날에 이은 2거래일 연속 하락이다.
엔비디아가 지난 21일 장마감후 공개한 3분기 실적발표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매출은 예상치(161억8000만달러)를 웃도는 181억2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3배가 넘는 206% 폭증했다. 순익은 92억4000만달러, 주당 3.71달러로 13.6배 폭증했다. 조정치를 감안한 주당순익은 4.02달러로 시장 예상치 3.37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그런데도 주가는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두 가지 우려가 주가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장 먼저 미국의 추가적인 중국 수출규제로 4분기 중국에서의 매출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엔비디아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정도다.
미국정부의 추가규제에도 불구하고 만성적인 초과수요 덕분에 다른 지역에서의 매출증대가 중국발 악재를 만회하고도 남았지만, 4분기에는 상황이 다를 것이란 예상이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작년 규제에서 제외되었던 저사양 AI 반도체칩에 대해서도 중국으로의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 조치로 인해 엔비디아는 그동안 미국 정부의 규제를 피해 수출했던 저사양 AI 칩인 A800과 H800의 중국 수출길이 막히게 됐다.
엔비디아는 당초 추가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AI 칩에 대해 재차 성능을 조정하여 중국 수출 라이선스를 취득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당장 4분기에 수출이 재개될지 미지수이다. 엔비디아 역시 3분기 실적발표에서 이런 우려를 시인했다.
배론즈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미국의 추가수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HGX H20, L20 PCIe, L2 PCIe 3개 제품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새로 개발되는 칩의 중국 수출은 4분기에 본격화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4분기 중국에서의 매출차질이 불가피하고, 다른 지역에서의 매출증대가 중국발 악재를 충분히 상쇄할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도 엔비디아의 속을 태우고 있다. 엔비디아는 네트워킹 사업 본사를 가자지구에 두고 있는데, 이번 분쟁으로 네트워킹 본사 직원의 상당수가 이스라엘 병역 의무 대상이어서 인력수급에 큰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직원의 40% 가량이 전쟁에 차출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론 엔비디아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밝다. 최소 11개 이상의 증권사가 엔비디아 주가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번스타인은 중국규제 여파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의 강력한 수요를 감안하면 당분간은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며,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기존 675달러에서 700달러로 상향조정했다. JP모건 역시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기존 600달러에서 650달러로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