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IBK투자증권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가계 부문에 대한 관심이나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중소기업 자금난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자금 수요와 대출 정책에 괴리가 생기면서 신용위험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일 보고서에서 “금리가 계속 오르고 크게 늘어난 가계부채 문제가 부각되며 자금시장 불안도 같이 커지는 모습”이라며 이 같이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국내 은행의 차주별 대출태도는 빠르게 강화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가장 타이트해지는 차주가 가계 부문이기 때문이고 최근 가계대출을 본격적으로 조이고 있는 정부의 모습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가계 부문에 대한 대출태도 지수는 추가적으로 더 타이트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가파른 고금리 상황에서 가계의 자금조달 여건 악화는 당연히 가계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를 키울 수밖에 없다”며 “규모면에서는 당연히 주택대출이 크고 우려가 크지만 현실적으로는 자영업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계 대출 부문의 우려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지만 가장 불안하게 주목하는 곳은 오히려 기업 부문의 자금난 가능성”이라며 “똑같이 대출태도가 강화됨에도 불구하고 기업 자금 상황 어려움에 주목하는 것은 자금 수요가 후퇴하는 가계와 달리 향후 자금 수요가 더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기업들의 운전자금이나 투자자금 수요가 늘어날 텐데, 조달 창구가 좁아지는 상황을 우려했다. 기업 전반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특히 중소기업이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정 연구원은 “지표를 보면 중소기업 대출태도 강화 폭과 대출 수요 증가 폭이 훨씬 더 크게 나타난다”며 “가계부채 붕괴 우려가 파장이 큰 위험 요인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이번 4분기 또는 내년 중소기업발(發) 신용위험 현실화를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