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삼성이 사외이사 견제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을 제고하고자 ‘선임(先任)사외이사’ 제도를 추진하는 가운데, 삼성SDI와 삼성SDS가 선봉에 섰다.
삼성SDI와 삼성SDS는 26일 이사회를 열어 ‘선임사외이사’ 도입을 결정했다.
이 제도는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을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선발해 적절한 균형과 견제를 유지하는 제도로 이사회의 독립성과 위상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자산운용, 삼성물산 등 8개사는 이미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어 도입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지 않은 계열사들 중에는 삼성SDI와 삼성SDS가 최초 도입이다. 나머지 계열사들도 향후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삼성이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한 것은 거버넌스 체제를 재편해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사회와의 소통을 확대하기 위한 취지다.
현재 국내 상법상 비(非)금융권 기업에는 선임사외이사 제도가 의무사항이 아니지만 삼성은 외부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용하는 차원에서 선제적인 채택을 결정했다.
이는 평소에도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회장은 법률(상법)상 직함이 아니기 때문에 이사회 승인이 필요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은 지난 2022년 회장 승진 당시 이사회의 논의 절차를 통해 승진을 최종 결정한 바 있다.
실제 삼성은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에 따라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은 물론 이를 넘어서는 사외이사의 위상과 권한을 강화하는 거버넌스 체제 재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와 함께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이사회 내 별도 위원회 설치 △국내외 현장 방문 및 경영 현황보고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별도의 사외이사 모임 등 다방면으로 꾸준히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내부 견제와 균형을 강화하는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시스템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 중이며, 이번 선임사외이사 제도도 그 일환이라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삼성은 “일관된 삼성의 거버넌스 체제 재편 노력은 향후에도 지속될 예정”이라며 “국내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기준이자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