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받는 월급보다 실업급여가 높은 한국…구직자 취업 의지 약화시켜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우리나라의 실업급여 제도가 실업자의 생활 안정과 구직활동 촉진이라는 취지를 벗어나 오히려 취업 의지를 약화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1일 ‘우리나라 실업급여 제도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경총은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최저임금과 연동된 구직급여 하한액도 함께 높아졌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구직급여 하한액은 최저임금의 80%이다. 올해 실업자 구직급여 하한액은 월 185만원으로, 최저임금인 201만원의 92% 수준이다. 월급에서 세금을 빼면 일하고 받는 최저임금보다 구직급여액이 높다.
보고서에서 경총은 구직급여 수급을 위해 필요한 최소 실직 기간(18개월)과 고용보험 가입기간(180일)이 너무 짧아 반복적인 구직급여 수급이 가능한 점이 제도의 부작용을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과 독일은 최소 실직 기간을 24개월, 고용보험 가입 기간을 12개월로 정했다.
경총은 실업급여 수급 자격 승인 확률이 99.6%에 달하고, 반복적인 구직급여 수급에 대한 제재가 부족한 점도 현 제도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경총은 구직급여가 본연의 목적에 맞도록 실업급여 제도를 운용하고 기금재정 건전성 강화 등을 통해 제도를 개편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경총은 구직급여 하한액을 폐지하고, 구직급여액은 평균임금의 60%인 현행 기준을 준용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에 더해 최소 실직 기간과 고용보험 가입 기간을 일본과 독일 수준으로 변경하는 방법과 반복 수급자의 구직급여를 감액하는 방법도 안내했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실업급여 제도를 지나치게 관대하게 운용해 도덕적 해이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일하는 사람이 실업자보다 더 적게 받는 기형적이고 불공정한 구직급여 제도를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