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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 시즌 2

(35) 필리핀, 아닐라오 3-5, 조류와의 싸움① 수심 16미터 바다에서 강해진 조류, 강한 핀 킥에도 전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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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 전문기자
입력 : 2023.09.12 15:12 ㅣ 수정 : 2023.09.21 09:37

일행은 5미터 앞에서 전진 중, 따라잡으려고 안간힘 쓰다보니 잔압계 수치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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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카 포인트로 이동 간에 바다가 거칠어지며 뱃전에서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고 있다.

 

[필리핀 아닐라오/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수면 휴식시간에 서 대표에게 해양 생물에 대해서 이것저것 질문하는데 막힘이 없다. 서 대표는 바다속에서 본인이 직접 해양생물을 관찰하며 연구도 많이 하고, 가끔 해양학자들이 다이빙을 하러 오면 해양학자들과 토론도 많이 한다고 한다.

 

서 대표는 해박한 지식으로 다이버들에게 각각의 다이빙 포인트에 대한 설명은 물론이고 각종 해양 생물과 수중생태에 대해서 막힘 없이 설명하는데, 궁금한 것을 그때마다 서 대표에게 물어보고 곧바로 명쾌한 대답을 들으니 다이빙이 몇 배나 즐겁다. 정말 차원이 다른 다이빙의 연속이었다.

 

수면 휴식을 하는 동안 보트는 솜브레로 포인트 북동쪽에 있는 ‘에리카’ 포인트로 이동했다. 이동 간에 갑자기 바다가 거칠어지며 보트는 Pitching이 심해졌고, 보트의 상하 운동과 함께 파도가 배안으로 들이칠 때마다 모두들 소리를 지르며 즐거워한다. 에리카 포인트 부근에 접근하면서 파도는 가라앉았고, 일행은 편하게 수면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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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카 포인트, 지도에서 왼쪽 형광색 원이 솜브레로 섬이고 오른쪽의 작은 형광색 원 위치가 에리카 포인트이다. [출처=구글 지도 캡처]

 

에리카 포인트에서 수면 휴식을 마친 일행은 입수 준비를 했다. 서 대표는 다이빙전 브리핑을 하면서 이 지역에서는 Bat fish 무리 등을 볼 수 있는데 오늘 이 지역은 조류가 조금 강한 것 같다고 한다. 이때 필자는 속으로 조류쯤이야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너무 자신 만만했다.

 

에리카 포인트에서의 다이빙 시간은 28분, 최대 수심 16.2m(평균 9.1m), 수온은 28도. 수중 시정은 보통이었고, 다이빙 전에 확인한 공기 잔압계는 190바 정도였다.

 

입수 후 하강해서 바닥에 내려가서 일행을 기다리는데, 서 대표의 말대로 조류가 약간 있음을 느꼈다. 앞으로 나아간지 얼마 되지 않아서 곰치를 발견했다. 이 녀석은 지난번에 봤던 황금색 곰치 종류같이 보였다. 검은색이 많이 섞여 있고 간간이 황금색이 보이는 녀석인데 덩치가 꽤 큰 녀석이다.

 

곰치는 턱 힘이 상당히 강해서 사람을 물기라도 하면 사람의 악력(握力)으로 떼어 놓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필자는 덩치 큰 곰치를 촬영할 때는 가급적 거리를 두고 줌렌즈로 당겨서 촬영을 한다.

 

잠시 앞으로 더 나아가자 이번에는 조금 작은 곰치가 보인다. 이 정도 크기면 가까이 가서 촬영해도 별로 부담이 없다. 그런데 곰치를 촬영한 다음부터 조류가 점점 강해지는 것을 느꼈고, 화려한 산호 지대를 지나면서 조류가 상당히 강해짐을 느꼈다.

 

이제까지 다이빙을 하면서 왠만한 조류는 문제없이 헤쳐  나갔지만, 이날은 제대로 임자를 만난 것 같았다. 핀 킥(Fin Kick)을 아무리 강하게 해도 몸이 앞으로 나아가지를 않는다. 순간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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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색과 검은색이 섞여 있는 곰치. 바위틈에 몸을 숨기고 머리를 내어놓고 있을 때가 있는데, 이럴 때는 곰치의 움직임이 별로 없어서 관찰이나 촬영하기 좋은 녀석이다. / 사진=최환종

 

내가 체력이 이렇게 많이 떨어졌나? 주위를 보니 서 대표와 한 여성 다이버는 5m 정도 앞에서 전진하고 있었고, 필자는 그들을 따라잡으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다. 조류와 싸우면서 앞으로 전진하려고 하다보니 체력 소모가 많아지면서 호흡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호흡이 거칠어진다는 것은 에너지 소모가 많다는 얘기다. 순간 공기 잔량이 걱정이 되어서 잔압계를 확인해보니 잔압계 수치는 이미 100바 이하로 내려가고 있었다. 조류가 없는 지역에서 이정도 수심과 이정도 시간이면(그때가 다이빙 후 15~20분 정도 지난 후였다) 적어도 공기는 150바 정도는 남아 있어야 하는데, 공기 소모량이 너무 많았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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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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