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부자’ 양종희, KB금융 새 회장으로···은행·비은행 동시 강화

유한일 기자 입력 : 2023.09.11 09:34 ㅣ 수정 : 2023.09.11 09:34

KB금융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양종희 부회장
전략·재무통 평가···은행·비은행·그룹 경험 보유
‘양종희 체제’ KB금융 사업 전략 재편 나설 듯
은행·비은행 경쟁력 제고로 지속가능성장 유도
‘미래 먹거리’ 글로벌 사업 강화도 경영 과제로
“막중한 사명감···금융 산업의 스탠다드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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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금융지주]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KB금융그룹이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양종희 현 부회장을 내정한 건 은행과 비(非)은행 분야에서 골고루 쌓은 전문성이 주효했다. 통상 금융지주 회장 경쟁에서 강력한 무기로 작용하는 은행장 이력은 없지만, 그룹 내 주요 요직을 거치며 쌓은 경험과 성과가 높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번 결과에 따라 ‘리딩금융’ 지위를 가지고 있는 KB금융의 경영 방향성도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반적으로 성장성이 정체된 은행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비은행 강화를 통한 ‘지속가능 성장’ 유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차기 회장 최종 후보인 양 부회장에 대해 “지주·은행·계열사의 주요 경영진으로 재직하면서 쌓은 은행과 비은행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 뿐 아니라 디지털·글로벌·ESG 경영에 대한 높은 식견과 통찰력까지 겸비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KB금융 회추위는 양 부회장을 비롯해 허인 현 KB금융 부회장과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을 숏리스트(2차 후보군)로 압축한 바 있는데, 금융권에선 KB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장 이력이 있는 허 부회장의 강세를 점치는 분위기가 조금 더 우세했다. 

 

양 부회장이 KB금융 차기 회장으로 최종 낙점된 건 그동안 그룹 내 주요 요직을 잇따라 거치며 쌓은 전문성이 주효했다. 모든 계열사의 컨트롤타워인 그룹 회장은 은행 뿐 아니라 비은행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양 부회장은 34년 'KB맨'이다. 1989년 국민은행 입행 후 20여년 동안 종합기획부와 재무기획부를 거쳐 재무보고통제부장, 서초역지점장 등을 지냈다. 2014년부터는 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전략 담당 상무, 부사장 등을 역임하는 등 조직에선 대표적인 ‘전략·재무통’으로 꼽힌다. 

 

특히 양 부회장은 그룹 전략 담당 임원 시절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의 성공적인 인수를 끌어낸 주역으로 기억된다. 이후 2016년부터 5년간 KB손해보험 대표를 맡아 그룹 내 주력 계열사 반열로 올려놓는 등 KB금융 비은행 강화의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다. 

 

KB금융에 따르면 회장 자격 요건은 △업무 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 △그룹 비전·가치관 공유 △장단기 건전 경영 노력 등 크게 5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양 부회장이 내세운 은행·비은행 분야 전문성과 KB금융의 비전이 최종 후보 결정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경호 KB금융 회추위원장은 “양 부회장은 KB금융의 새로운 미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갈 역량 있는 후보”라며 “소통하고 공감하며 솔선수범하는 리더십과 함께 양 후보가 제시한 KB금융의 미래에 대한 차별화된 전략과 가치 경영 그리고 강력한 실행 의지와 경영 철학이 높이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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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최종 후보자. [사진=KB금융그룹]

 

오는 11월 2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양종희 회장’ 체제로 돌입할 KB금융은 당장 전열 정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과감한 인사나 그룹 중장기 로드맵 제시 등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중점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비은행 강화다. KB금융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조9967억원인데, 이 중 1조8585억원(62%)이 국민은행으로부터 나왔다. 신한·하나·우리 등 경쟁 금융지주들보다는 은행 의존도가 낮은 편이지만, 여전히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이다.

 

금융권에선 향후 비은행 계열사 성적에 따라 실적 경쟁도 좌우될 것이란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은행의 경우 금리 변동에 따라 이익 규모가 좌우되고 이자 장사 비판이나 각종 규제로 공격적인 영업 확대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증권·보험·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가 같이 커야 전체 실적 제고를 통한 지속가능 성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비은행 자체 사업 뿐 아니라 은행 계열사와의 시너지 극대화로 그룹 외형을 키워나가는 전략이 추진될 전망이다. 

 

동시에 KB금융의 미래 성장 동력인 글로벌 사업을 키워가는 것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앞서 윤종규 현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부문 사업 수익 비중을 전체의 40%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한 바 있는데, 양 부회장도 이 목표를 계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 부회장은 “아직은 후보자 신분이지만 막중한 사명감을 느낀다”며 “KB금융이 시장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금융 산업의 스탠다드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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