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IC 은행규제 강화안, 시장 불균형 심화 가능성"<신한투자證>
요주의업체 많은 지역은행군 강화안서 벗어나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신한투자증권이 31일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은행규제 강화안이 시장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FDIC는 이달 29일(현지시간) 올해 초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 퍼스트리퍼블릭 등 3개 은행 청산을 계기로 미국의 자산 1000억달러 이상 대형은행에 대한 부채 규제 강화 제안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모승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은행에 이미 적용되고 있는 규제의 연장선에서 장기부채(LTD) 발행을 더욱 늘리도록 강제해 부실 발생 시 완충력 보강, 예금자 신뢰 강화를 통한 뱅크런 위험 완화, 은행 운영에 대한 투자자 경각심 제고 등의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FDIC는 이번 제안으로 은행들에 △브릿지 은행(파산한 금융기관의 예금 및 자산을 일시 인수하는 기관)을 통한 계속 영업 가능성 △분할 매각 가능성 △규제기관 및 잠재 매수자에 대한 핵심 데이터 제공의 신속성 등을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요구할 수 있다. 모 연구원은 "FDIC는 올해 3월 SVB 등 문제 업체에 대한 매수자를 찾는데 포괄적인 데이터 입수 및 제공에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퍼스트리퍼블릭의 경우 JP모건에 최종 인수됐지만, 빠른 인수 타결을 위해 결국 대형사 몸집만 키워줬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제안으로 미국 대형은행의 LTD 신규 발행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FDIC는 신규 규제가 적용될 은행들이 보유한 LTD 대비 약 700억달러 또는 25% 증액이 필요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신규 규제는 총 3년의 과도기를 두고 전면 도입되며 위험가중자산(RWA), 총자산 또는 전체 레버리지 익스포저 가운데 가장 큰 수치를 기준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모 연구원은 "제안이 최종 채택된다면 은행은 시차를 두고 고금리 환경에서 부채 발행을 늘려야하고 조달금리 상승, 배당 및 자사주매입 여력 약화가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다만 이미 신용 수축 사이클(대출 태도 강화)이 진행되고 있어 3년 동안 시장 금리는 하향 안정화되고 대출 태도는 빠르게 완화될 개연성이 크다. 모 연구원은 "늘어난 부태 조달에도 은행의 자금 집행은 비교적 수월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금리 변동성 완화는 신규 모기지 승인 및 주택거래 증가와도 맞물리면서 대형은행들의 공사보증 주택저당증권(Agency MBS) 매입 유인도 커져 선택지는 풍부해진다"고 강조했다.
모 연구원은 "이번 부채 규제 강화안은 사싱상 미국 대형은행만을 겨냥한 것"이라며 "실제 요주의업체들이 집중 포진한 지역은행군은 사정거리에서 벗어나 있다"고 했다.
이어 "단기 리스크는 2024년까지 지역은행 구조조정이 예상보다 급속히 진행되면서 대형사 중심의 부실 은행 인수나 자산 급매로 시장 불균형이 심화되는 것"이라며 "최정 규제안은 빨라도 2024년 초 도입될 것으로 보이는데, 질서 있는 정리가 실현되기엔 시간이 다소 촉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