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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적과의 동침' 박수칠 만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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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입력 : 2023.08.22 05:00 ㅣ 수정 : 2023.08.22 05:00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화이트 OLED' 탑재한 83인치 4K OLED TV 출시
삼성전자, 중국 추격에 LG디스플레이와 손 잡고 디스플레이 세계 정상 탈환 노려
중국 BOE, 95인치 OLED 패널 개발 등 국내 기업과의 기술 격차 좁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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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LG디스플레이]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종합전시관 코엑스에서 열린 ‘K-디스플레이(Display) 2023’(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는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산업국의 위상을 목도할 수 있는 자리였다.  디스플레이를 접고, 말고, 늘리는 플렉시블(Flexible·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는)부터 초소형, 투명에 이르기까지 첨단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앞세운 한국 디스플레이 현주소를 미리보는 장(場)이었다. 

 

한국은 2004년부터 2021년까지 17년간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해 온 디스플레이 최강국이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의 액정표시장치(LCD)를 앞세운 중국 추격에 2021년 1위를 내주고 현재 2위에 머물러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고부가가치의 OLED를 앞세워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정상 탈환에 나선 가운데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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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삼성전자]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TV용 OLED 패널 수급 방안을 지난 2년 간 논의해 왔다.

 

과거 삼성전자는 OLED TV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시절 공식석상에서 “OLED는  '번인(burn-in·화면 잔상)과 같은 기술적 문제가 많아 TV시장에서 부적절하다”, “삼성전자는 OLED TV를 절대 안 한다고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힐 정도였다.

 

이를 보여주듯 삼성전자는 QLED(Quantum dot Light Emitting Diodes·퀀텀닷 LCD) TV 등 LCD 기반 TV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택해 OLED TV를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그런데 삼성전자에 TV용 LCD 패널을 전량 납품해온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결국 LCD 사업을 접기로 했다. 게다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 수요가 더욱 커지는 트렌드를 외면할 수 없어 삼성전자는 ‘퀀텀(QD)-OLED’를 출시하기로 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QD-OLED 예상 출하량은 150만대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연간 TV 판매량이 4000만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QD-OLED TV 제품 비중을 늘리기에는 삼성디스플레이 납품만으로는 역부족인 셈이다. 

 

게다가 QD-OLED TV 판매량이 지난해 36만대에서 3배 가량 늘어난 110만대로 예측됐다. 시장에서 OLED TV 가능성을 확인한 삼성전자는 대량 생산이 가능한 LG 디스플레이의 OLED 채택하는 것이 전략적인 방향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 OLED(WOLED)가 탑재된 83인치 4K OLED TV를 국내에 출시했다. 또 77인치 OLED TV(모델명 KQ77SC89A)에 대한 전파인증을 획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제품의 패널 일부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오랫동안 이어질 '장기 동맹'에 들어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전자제품이 갈수록 고사양화되고 기업들도 다양한 제품 라인업(제품군)을 준비하는 추세”라며 “QD-OLED 판매량이 늘어나 패널 수급이 안정화되어도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와의 OLED 거래를 끝내진 않을 것이다. 단기 계약을 전제로 했다면 LG디스플레이에 애초에 계약을 맺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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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freepik]

 

두 회사의 동맹은 LCD에 이어 OLED까지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 기업에 대한 견제구로 풀이된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2022년 글로벌 OLED 시장 점유율은 한국 81.3%, 중국 17.9%로 집계됐다. TV가 주력인 대형 OLED 시장은 한국이 95.2%로 절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모바일이 주력인 중소형 OLED 시장은 한국 79.1%, 중국 20.0%로 중국의 추격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중소형 LCD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20%를 달성하는 데 10년이 걸렸지만 중소형 OLED의 경우 2년 단축한 8년 만에 이뤄냈다. OLED에서 중국 추격이 더욱 빨라지고 있는 셈이다.

 

현재 중국 기업이 중소형 OLED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긴 하지만 대형 OLED도 시장 공략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비오이)는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2022’에서 국제 전시회 최초로 95인치 8K OLED 패널을 소개했다.

 

한국 제품 대비 기술력이 아직까지 현저하게 떨어지기는 했지만 대형 제품 개발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처럼 OLED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기술력 부문에서 삼성과 LG가 앞서있지만 필요에 따라 동맹을 통해 주도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의 관계자는 “BOE 특허침해로 국내 기업 간 컬래버레이션(협력)이 더욱 강화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노트북 시장에서 LG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을 사용하는 등 서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게다가 중국이 잉크젯 방식 등 여러 가지 OLED 제품을 출하하고 있지만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대형 OLED 시장은 당분간 한국이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과 LG 간 경쟁도 필요하지만 이제는 ‘전략적 협력’도 중요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관계가 그런 사례”라며 “양사 간 전략적 협력이 한국 OLED 시장 지배력 확보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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