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쇼크' 속 7만원선 무너진 삼성전자…증권가는 여전히 '8만전자' 전망

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7.10 06:57 ㅣ 수정 : 2023.07.10 06:57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 6000억원…14년만 최저 수준
실적 발표일 종가 6만9900원…외인도 11일만에 '팔자'
증권가는 '8만전자' 전망 일색…"3분기 업황 호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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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거두며 주가도 약 한 달 반 만에 '6만전자'로 돌아갔다.

 

한동안 상승세를 이어온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반등의 가능성이 있다며 '8만전자' 전망도 나오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700원(2.37%) 하락한 6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종가 7만원을 밑돈 것은 지난 5월 25일(6만8800원)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26일 7만300원에 장을 마감해 지난해 3월 29일(7만200원) 이후 약 1년 2개월 만에 7만원선을 회복한 이후 인공지능(AI) 훈풍 등에 힘입어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특히 지난 5월 19일부터는 10차례나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고, 지난 4일에는 장중 최고 7만3600원까지 치솟으며 2021년 12월 28일 이후 처음으로 '8만전자'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7일 개장 전 삼성전자가 금융위기 이래 최악의 분기 실적을 발표하자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5.7% 감소한 6000억원이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에 최저치다. 같은 기간 잠정 매출액은 22.3% 줄어든 60조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금융정보업체 애프엔가이드에서 집계한 증권가 컨센서스(평균 전망치) 2818억원을 웃돌긴 했지만, 어닝 쇼크라는 평가를 벗어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업 부문별로 구체적인 실적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선 MX(모바일) 분야가 부진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면 디램 등 반도체 분야는 지속적인 적자에도 불구하고 그 폭을 줄였다는 평가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매출액이 추정치를 밑돈 주 요인은 MX 부문에서 스마트폰 출하량이 부진했기 때문"이라며 "전반적인 수요 침체 속에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0% 감소했고, 평균판매가격(ASP)도 플래그십 효과가 줄어들어 13%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영업이익의 상회 요인은 디램의 출하량이 추정치를 웃돌았기 때문"이라며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이익률이 상대적으로 선방한 데에 따른 매출액 증가와 적자 축소가 있었고, 아울러 재고 평가 손실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2일부터 연이어 삼성전자를 순매수해 온 외국인도 실적 발표일에는 122만1624주를 팔아치우며 11거래일 만에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부진한 실적을 거뒀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바닥을 확인한 반도체 업황이 올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의 평균 목표주가는 8만4652원이다. 이는 직전 종가 대비 21.1%가량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 23곳 중 82.6%인 19곳이 8만원 이상을 제시했으며, 9만원을 내다본 곳도 7곳(약 30.4%)이나 된다.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은 KB증권(9만5000원)이며,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은 다올투자증권(7만5000원)이다.

 

특히 미국 마이크론이 지난 회계 3분기(3~5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발표한 점과 3분기부터 기대되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재고 감소 및 반도체 감산 효과 등이 업황 반등을 이끌 수 있는 요인이라고 꼽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상반기 반도체(DS) 실적이 바닥을 통과했고, 3분기부터 고부가 디램 출하 본격화와 감산 효과로 디램 ASP가 상승 전환할 것"이라며 "상반기 수조원 규모로 인식된 메모리 반도체 재고 평가 손실이 하반기 반도체 가격 하락 둔화로 향후 실적 추정치 상향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업계 전반적인 감산 및 고성능 PC와 중국 스마트폰 위주의 재고 축적 수요가 다시 시작되면서 수요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이번 메모리 가격 상승 사이클은 최소 2024년 하반기까지는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도 연구원은 "감산에 대한 전략 판단이 늦었던 점은 아쉽다"며 "향후 주가 상승의 전제 조건은 최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기술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차세대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과 DDR5 관련 기술을 따라잡는 속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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