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돌파 기업을 찾아서(12) LG] 그룹 전사 노력이 안착시킨 다양한 출산·육아 제도…가족친화경영 선도

전소영 기자 입력 : 2023.07.05 07:19 ㅣ 수정 : 2023.07.05 07:19

구본무 회장 '여성인재 중시' 경영철학, LG 출산·육아 복지제도 근간
조직 내 출산·육아 복지 제도 안착 위한 LG 각 계열사 노력 돋보여
성별 무관 자유로운 육아휴직 분위기에 男 임직원 사용률 지속 증가
“임직원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어”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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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한국은 온 사회가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저출산을 독려했다. 그런데 불과 약 반세기 만에 한국 사회는 정반대 현실에 놓였다. 젊은 층에서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만연하며 출산율이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인구절벽’의 기울기가 날로 가팔라지고 있다. 저출산의 배경에는 자녀양육에 대한 경제적·정서적 부담과 일·가정생활 양립에 어려움이 크게 작용한다. 그 때문에 저출산은 정부와 민간이 합심해서 해결해야 하는 사회문제로 자리매김했고, 실제 기업들에서는 출산·양육 친화 사내문화 조성으로 해법 모색에 앞장서고 있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출산·양육 정책’을 총 30회 시리즈 기획을 통해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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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타워 내 LG사랑어린이집에서 원아들이 지진대피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 LG]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출산과 육아는 회사 업무와 동등한 가치”

 

고(故) 구본무 LG 선대회장은 생전 여성인재 육성에 매우 관심 많았기로 유명하다. 여성인력을 중요시하는 구 회장의 경영철학은 사내 출산·육아 복지제도 확대에도 오롯이 영향을 미쳤다. 

 

일례로 구 회장은 여성 임직원이 경력단절 등으로 출산·육아를 기피할 것을 우려해 출산·육아를 업무와 동일한 가치로 인정하라고 지시, 계열사의 업적 업적평가 변경을 이끌었다. 

 

구 회장은 또 사내보육시설 건립에도 앞장섰다. 2006년부터 평택, 구미, 창원 등 LG전자 사업장에 사내보육시설을 구축했는데, 특히 협력회사와의 상생경영 차원에서 해당 지역 협력회사 여성 인력에게도 시설을 개방해 화제를 모았다. 2013년에는 LG그룹 본사와 주요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는 여의도 LG트윈타워 내 어린이집 설립을 추진했다.  

 

현재 LG는 구광모 회장의 ‘가족친화경영’ 철학까지 더해 △육아휴직 기간 확대 △난임 치료비 지원 신설 △육아기 자율근무제·시차출퇴근제 등 다양한 출산·육아 복지제도를 전사 차원에서 실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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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타워 내 LG사랑어린이집으로 등원 중인 임직원과 그의 자녀 [사진 = Live LG]

 

LG는 각 계열사의 출산·육아 복지제도 안착을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그룹의 맏형인 LG전자는 여성 친화와 양성평등을 위한 제도 정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성의 사회적 활동과 지위 향상으로 여성 인력이 크게 증가했고, 이에 따라 그들의 경력개발을 돕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출산 이후에도 육아휴직이나 단축근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단축근무는 주 15~30시간까지 가능하며, 6세 이하 초등학교 취학 전 자녀가 있는 여성 임직원에 한해 최대 1년 동안 적용된다. 

 

이 밖에 지난해부터 육아휴직 기간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늘리고, 2년에 한 번 지원해 온 임직원 배우자 종합검진을 매년 지원키로 했다. 

 

LG이노텍은 2010년부터 워킹맘, 원거리 출퇴근자 등을 위해 오전 7시~오후 10시 사이 8시간 근무시간을 지키면 자유롭게 출퇴근이 가능한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또 육아휴직 기간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하고 격년으로 지원해온 임직원 종합검진을 매년 지원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난임 치료비도 지원한다.

 

LG화학은 임직원들의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직장 문화 정착을 목표로 퇴근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탄력근무제를 전면 도입했다. 

 

그 일환으로 2018년 도입된 ‘플렉스타임’ 제도는 현재 모든 사무직을 대상으로 확대 실시 중이다.

 

플렉스타임은 8시간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 가능한 제도로,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해 업무 몰입도를 높인다는 취지에서 일부 조직에서 시행하고 있던 제도를 대폭 확대했다는 게 LG의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사내 온라인 소통창구인 ‘엔톡’에서 “육아 부담을 덜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달라”는 여성 임직원들의 요구사항을 수렴해 △아동 입양휴가제 △육아휴직 기간 확대 △난임 치료비 지원 △임신 휴직 및 난임 휴직(최대 6개월) 등의 제도를 도입했다.  

 

특히 자녀 입양 시 5일간의 휴가를 지급하는 아동 입양휴가제는 ‘입양 가정을 위한 지원을 회사에서 고려해달라’는 임직원의 요구를 반영해 LG에너지솔루션이 업계 최초로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매월 둘째, 셋째 주 수요일 오후 5시에 퇴근할 수 있는 ‘스마트워킹 데이’와 본인의 선택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시차출퇴근제’ 제도를 등을 운영하고 있다.

 

‘시차출퇴근제’는 총 7가지 방식이 있다. 각 근무 형태에 따라 출근시간을 오전 7시부터 오전 10시까지 30분 단위로 설정해 사용한다. 선택한 근무 형태는 매월 변경할 수 있고 최대 6개월까지 적용된다.

 

또 만 8세 이하의 자녀를 둔 임직원을 위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가 있다. 육아휴직 대신 신청이 가능하며, 육아휴직 미사용 기간만큼을 근로시간 단축 기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예컨대 △육아휴직 1년에 근로시간 단축 1년 △육아휴직 6개월에 근로시간 단축 1년 6개월 △육아휴직 미사용에 근로시간 단축 2년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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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타워 내 LG사랑어린이집에 등원 중인 임직원과 그의 자녀 [사진 = Live LG]

 

지난 3월 민간공익단체 ‘직장갑질119’와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이 실시한 남녀 직장인 1000명 대상 출산·육아 복지제도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의 45.2%로 집계됐다. 출산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직장인도 39.6%로 파악됐다. 

 

여전히 육아·출산 복지제도 쓰는데 어려움을 겪는 직장인이 절반 가까이에 달한다.

 

하지만 LG는 그룹 전사 차원에서 출산·육아 복지제도 사용을 독려하다 보니 성별에 관계 없이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안착했다. 이에 따라 계열사마다 남성 임직원의 육아 휴직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LG에 따르면 2021년 연말 기준 LG화학에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남자 직원은 51명으로 2년 전인 2019년 대비 70%(21명)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04명으로 2019년 연말 대비 49%(34명) 늘었고, “LG 유플러스는 165명으로 2019년 대비 54%(58명) 확대됐다. 

 

LG 관계자는 “다양한 출산·육아 제도를 통해 임직원들이 부담을 덜고 가정을 세심하게 챙길 수 있도록 가족친화경영을 펼치고 있다”며 “임직원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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